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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24의 게시물 표시

오징어 게임2 감독이 바라보는 여성

 왜 자주적인 여성 캐릭터는 없는가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오징어 게임 안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엄마이거나 엄마가 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많은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배우들의 과거 일로 인해서 이 드라마를 보이콧 하겠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드라마 외적인 요소에 과몰입해서 드라마가 가지는 재미나 의미를 미리 차단하는 태도를 나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드라마는 드라마 자체로 보고 나머지 외적인 요소는 다른 측면에서 건드려야 하는데 이게 너무 중첩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다들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 하고 있다. 그러다가 이 드라마의 해외 반응이 괜찮으니 여론이 다소 바뀌는 걸 보는 게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다.  적어도 드라마 자체를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휘둘리지 말고 한 번 정도는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남을 신경 쓰는 게 당연한 한국 사회이지만 취향에서까지 남의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게 안타깝다.  특히 나는 오징어 게임 안에서 정상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오지 않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거 아닐까.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고 살아 가는 사람이 오징어 게임의 세계관 안에서 생존할 수 있을리가 없다. 유유상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나도 주변에 보면 사이비 종교에 빠지거나 다단계에 빠지거나 아니면 도박에 빠지거나 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이게 내가 사람을 골라서 만난다기 보다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연유가 크다. 그런 나에게 딱 한 번 마약을 수시로 하는 사람과 인연이 닿은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도 호주에서 지낼 당시에 같은 집을 공유했기에 자연스럽게 이어진 인연이었다. 말 그대로 섹스와 마약 그리고 여성에 취약한 남성이었고 자신의 본능과 욕망에 매우 솔직하고 당당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도덕이나 규칙에 있어서는 자신만의 판단으로 나름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이었...

오징어 게임2 무속인 캐릭터에 대한 고찰

 왜 무당 캐릭터인가  오징어 게임2를 재미나게 감상했다. 바람이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 안에는 시즌3를 공개했으면 한다. 실제로 시즌이 나눠진 게 아니라 누가 봐도 파트를 나눈 거라서 조속한 시일 내에 공개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 내에서의 반응은 생각만큼 좋지는 않은데 나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시즌제로 기획한 드라마도 아닌 터라 넷플릭스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후속 시즌이 만들어진 드라마 치고는 황동혁 감독이 각본을 정말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워낙에 화제작이기에 한국인들의 평가가 냉혹한 게 사실이긴 하지만 나는 이 정도면 정말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역시나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데 한국에서는 어색하다고 반응이 안 좋은 타노스와 무당 캐릭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신기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타노스나 무당 캐릭터나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사람들인데 보통의 드라마였다면 몰입 자체에 방해가 될 정도의 캐릭터이지만 오징어 게임 세계관 내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평범할 정도여서 기묘할 정도다. 이런 거 보면 황동혁 감독의 탁월함이 다시 한 번 느껴진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재미있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능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시는 듯하다. 차기작 영화로 미래 배경의 디스토피아 작품을 구상 중이시던데 대충 내용이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죽인다는 건데 이러한 논쟁적인 내용을 어떻게 그려 나가실지도 궁금한 부분이다.  나 역시 무당 캐릭터가 흥미롭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구시대적인 무당이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조금 놀랍기는 했다. 하긴 생각해 보면 영화 파묘에 나오는 무당들만 봐도 세련되고 그 누구보다 멋진 모습인데 오징어 게임의 무당은 전형적인 민폐 무당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오히려 이런 전형성에서 무당의 새로운 면을 보게 되었다. 그 동안 무속인하면 조금은 꺼림칙하고 무서운 모습이 나에게 만큼은 남아 있었는데 아무래도 귀신과 이...

오징어 게임2 빅뱅 탑 연기력 어땠나

최악은 아니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2 후기 중 대부분이 빅뱅 탑의 연기력에 관한 내용인데 그 정도인가 싶기는 하다.  나는 사실 그렇게까지 거슬린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런 기사들을 보고 나서 드라마를 봐서 더 신경 쓰이는 측면도 분명히 있었다. 탑의 연기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놔서 정보가 전혀 없었던 터라 크게 기대도 그리고 실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이 왜 빅뱅 탑을 무리해서까지 캐스팅을 한 건지 이해가 가기는 한다. 타노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그냥 탑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탑이 누군가를 연기한다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가 탑 본인이기 때문에 본인을 연기하면 되기에 그러하다. 보면서 탑이 이 역할을 수락한 거 자체가 조금 신기할 정도였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당당하게 하는 거 보면 원래 좀 눈치가 없는 편이거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다 보니 딱히 연기력이 필요한 지점은 아니었고 평소 탑이 저렇게 행동하고 말했을 거 같아서 위화감도 전혀 들지 않았다. 연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장된 행동과 어색한 말투를 가지고 연기력 논란을 이야기하기에는 탑은 평소에도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게 쉽게 그림이 그려지기에 왜 이렇게까지 연기력 논란이 나오는 건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보다는 탑이 저렇게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인기 드라마에 복귀하는 거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기자들이나 시청자들의 많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탑은 이미 글로벌 인지도가 있는 편이고 이 드라마 이후 다른 드라마에 캐스팅이 될 확률이 높아 보이지도 않는다. 기본적으로 보면 연기력이 아주 출중한 편이라고 보긴 어려운 데다가 캐릭터 자체도 호감이 가질 않는다.  오징어 게임2를 보고 탑이 다른 역할을 하면 연기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하는 시청자나 관계자가 과연 있을까.  나는 없다고 본다.  내가 제작자나 작가라고 해도...

오징어 게임2 솔직한 후기

 높아진 기대치에 부흥하는 결과물일까  결론적으로는 아니다 라고 대답할 수 있을 테다.  오징어 게임 시즌 1 은 한국보다는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기록했고 역사적으로 그 어느 드라마보다 더 광범위한 인기를 누린 드라마 중 하나다. 원래 황동혁 감독은 시즌 2 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을 텐데 넷플릭스의 회유와 돈의 힘으로 인해 후속 시즌을 억지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황동혁 감독 본인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결국 시즌 2를 만든 건 돈의 힘이 컸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오징어 게임이 이렇게까지 성공하기 전 황동혁 감독은 차기작으로 영화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여러 차례 밝힌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넷플릭스가 돈으로 유혹을 해서 그렇게 된 거 같은데 이번 시즌 2와 시즌 3는 한 번에 촬영을 해서 아마 조만간 차기작 영화 촬영 소식이 들려올 것도 같다. 다들 기억은 못 하겠지만 오징어 게임 시즌 1 은 공개되고 나서 오히려 한국에서는 재미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나도 그런 후기를 듣고 감상을 시작 했는데 나는 의외로 재미있었고 생각해 보면 내가 황동혁 감독의 작품을 괜찮게 보았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연출을 정말 잘 하는 감독이라기 보다는 사회를 굉장히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내가 세상을 보는 시선과 비슷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런 면에서 나와 조금 통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작가나 감독들이 현실을 어떻게든 포장하려고 할 때 황동혁 감독은 날것의 느낌이 나게 보여주는 느낌이다. 연출의 기술이 좋다고 생각하는 감독은 아니지만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이퍼 리얼리즘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아마 그래서 호불호가 조금 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나는 분명 긍정적인 느낌을 많이 받기는 했으나 초반에 나오는 모텔 앞에서 남녀가 나누는 대화에서조차 불쾌감을 표현하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처럼 보이긴 한다.  쓸데없는 대화처럼 보이지만 보통의 남자들이 얼마나 쓰레기같은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를 여실...

드라마 정년이 남자들이 필요 없는 세상

 여자들의 유토피아 드라마 정년이를 재미있게 감상했다. 생각보다 화제가 되지 않아 놀라웠을 정도인데 개인적으로는 인생 드라마라고 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일단 김태리가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연기력과 존재감을 보여 주었다. 원래 연기 잘 하는 건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거의 김태리 원톱 주연이라고 해도 무방한 작품에서 본인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며 가끔은 한계를 넘는 연기를 보여준다.  아마 비슷한 나이대에서는 연기력이나 스타성이나 비교할 대상이 없을 정도인데 유일하게 김고은 정도가 비빌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보다 보면 드라마 정년이에는 괜찮은 남성 캐릭터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아 물론 남자 캐릭터가 나오긴 하는데 대부분은 여성들을 이용해 먹는 악한이라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정년이를 이용하려고 하거나 뒤에서 음흉하게 국극단을 농락하려는 남자들 뿐이다. 보통의 한국 드라마에서 지고지순하고 순결한 데다가 해바라기 같은 남자 캐릭터가 하나 나와서 여심을 흔들기 마련인데 정년이에는 그런 게 없다. 원작 웹툰에도 당연히 없었겠지만 이건 누가 봐도 남자를 배제하고 나온 세계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이 아예 안 나오는 건 아니다. 주란이와 정년이의 관계를 사랑이 아니고 우정으로만 과연 설명할 수 있을까.  이쯤 되면 아예 남자들은 필요 없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생각해 보면 현실에서 남자들은 제대로 된 가장 역할을 하는 경우도 좋은 아빠 역할을 하는 경우도 크게 많지 않다. 내 주변만 봐도 한 사람의 인간 몫을 하지 못하는 남자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자녀가 장애인이거나 자폐아라는 판정을 받으면 90% 이상이 이혼을 하게 되는데 그런 경우 거의 대부분 어머니 쪽이 자녀를 키운다는 통계 수치가 있다. 이런 것만 봐도 남자들이 과연 이 세상에 필요한 건지 의문이기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옥씨부인전 기대 이상의 추영우

 여윽시 한예종  드라마 옥씨부인전이 순항 중이다. 말 그대로 임지연 원톱 주연 드라마라고 봐도 무방한데 서사 자체가 임지연이 맡은 옥태영(구덕이)에게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지 다른 드라마와 달리 달달한 서사가 그리 풍족한 편은 아니며 남자 주인공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회차도 있다 보니 서사의 중심은 무조건 임지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임지연은 역시나 잘해주고 있다. 그 동안 했던 드라마와는 또 다른 캐릭터임에도 혼신의 연기력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역시 임지연이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정도다. 어느 정도 기대를 하긴 하였으나 기대보다 훨씬 더 잘 해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왜 제작자들이 임지연을 지속적으로 캐스팅하는 지가 이해가 될 정도다.  나름 변화무쌍하고 입체적인 캐릭터가 바로 옥태영인데 이를 아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보니 임지연에 대한 평가가 다시 한 번 올라갈 거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차기작에서는 배우 이정재와 함께 만나던데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렇게 임지연에 대한 칭찬으로 입에 거품을 물 동안 의외로 보이는 게 바로 추영우다.  나는 배우 추영우를 이 드라마에서 처음 보는데 나이가 굉장히 어린 배우여서 그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동안 드라마를 보긴 하였으나 주로 OTT 오리지널 작품만 보았던 터라 내 눈에는 잘 들어오지 않았다. 외모가 굉장히 현대적인데 키도 크고 역시나 한예종이어서 그런지 기본기가 아주 탄탄하다. 지금은 휴학 중이라고 알려지는데 1월달에 공개가 될 넷플릭스 오리지널 의학 드라마에서도 주연으로 나오는 거 보면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유망주 배우인 듯하다. 이미 차기작만 3편인 걸 보면 역시 배우는 다른 걸 다 떠나서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분량이 임지연에 비하면 많지 않고 서브 남주 정도로 봐도 되는 데다가 1인 2역이어서 쉽게 하기 힘든 역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애봇 초등학교 시즌 2 후기

 옷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우리 나라에서는 시트콤이 사라진 지 오래다. 간혹 가다 방송사나 OTT에서 시도를 하긴 하는데 하이킥 이후로는 전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드라마 안에 시트콤 같은 설정이 들어가거나 코미디 드라마같은 게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시트콤처럼 작정하고 웃기는 장르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왜 그럴까.  왜 대한민국에서는 대놓고 웃어야 하는 드라마 장르인 시트콤이 사멸한 걸까. 누가 일부러 죽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한국은 조금 예민한 나라이기도 하다. 웃음의 소재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하는 순간 그게 논란이 되어 프로그램의 존폐가 위험해질 정도다. 그러다 보니 누구도 위험한 웃음을 시도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직 미국처럼 대통령이나 높은 사람들을 대놓고 까내리는 문화도 아니며 그랬다가는 연예인의 커리어를 걸어야 한다.  그러하기에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코미디가 나오기 힘든 구조다.  아마도 10 년 정도 지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시트콤들을 보면 부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저 정도로 까내려도 별 문제가 없구나 싶어서 말이다. 애봇 초등학교는 미국의 빈부 격차와 위험한 공립 교육 시스템을 가열차게 까내리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런 문화와 환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계엄의 시대에 우리 나라에서는 한 참 뒤의 먼 미래의 일이 아닐까. 심각한 이야기는 조금 치워두고.  애봇 초등학교 시즌 1 을 볼 때만 해도 크게 느끼는 바가 없었는데 시즌 2 로 들어오면서 이야기와 풍자의 대상이 더 깊어진 느낌이다. 특히 애봇 초등학교가 자율 학교 시스템으로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다가 왔는데 아무 생각없이 넘길 수 있을 만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공교육 시스템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도 학창 시절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모두를 경험해 보았는데 우리 나라는 신기하게 사립학교의 수...

드라마 나미브 후기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생각해 보면 신기할 정도로 아이돌 산업에 관련된 드라마가 별로 없다.  우리 나라의 아이돌 산업은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었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 생각보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일 테다. 그만큼 아이돌 산업 자체가 조금 독특한 산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내 주변에서도 아이돌 덕질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보통의 정신 상태는 아닌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나미브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고현정이 하기로 하면서 더 화제가 되었는데 방송사가 ENA이다 보니 지니 티비를 제외하면 무조건 본방송이나 재방송으로 봐야 한다. 다행시 스카이 라이프를 보고 있긴 해서 오랜만에 IPTV를 틀어 보았다.  분명 밤 10시에 시작이라고 했는데 조금 일찍 시작한 건지 아주 초반은 제대로 보질 못 했다.  고현정과 려운이 주인공을 맡아서 스타 메이커와 스타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민희진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근본적으로 보자면 여자 제작자인 걸 제외하면 비슷한 지점이 거의 없다고 하겠다.  한 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진 스타 제작자가 무명의 아이돌 연습생을 스타로 키워내면서 극적인 이야기를 연출할 생각인데 내가 보기에 작가는 프로듀스 시리즈와 피프티 피프티 사태에 더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7월에 촬영에 들어간 걸 보면 작년에 대본이 다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보아 민희진과 뉴진스의 이야기를 담기에는 시간상 맞지가 않다.  아무래도 아이돌 산업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여성들을 주 타겟으로 해서 만들어진 드라마인데 그래서 보지 않으려고 하다가 그래도 고현정 주연이라는 이야기에 감상을 시작하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 만은 한데 애매한 지점이 분명 있다. 고현정과 려운은 혼신의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준다. 고현정 연기 잘 하고 카리스마 있는 거야 이미 알던 사실인데 려운의 모습에 감...

드라마 체크인 한양 후기

 중국 드라마인가..? 컨셉이 나름 괜찮아 보여서 1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실망했다. 중국 드라마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판타지 정도가 심하다. 어느 정도 이야기를 변형하는 거야 요즘 사극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궁궐을 마주보는 초호화 호텔이라는 설정이 그것도 조선 시대에 가당키나 한 건지 의문이어서 개연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  황당한 설정이라서 아시아권에서는 어느 정도 판권이 팔리긴 하겠지만 내가 보기에 크게 재미도 없고 일단 캐릭터 열전인데 그렇게 매력있는 캐릭터나 배우도 안 보여서 크게 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인공을 맡은 김지은과 배인혁의 매력이 생각보다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박재찬이나 정건주가 그렇게까지 매력적인가 하면 또 그렇지도 않다. 특히 박재찬은 분량도 많지 않고 대사도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어책 읽는 듯한 연기가 상당히 거슬리기도 했다. 다른 배우들이 혼신의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찬 덕분에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 보이는 선녀 효과가 발생할 정도다. 재찬은 연기 활동으로 먹고 살거면 연기를 조금 더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진지하게 임해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저 정도의 연기력은 심각한 수준이며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정건주 배우의 매력이 조금 두드러지긴 하는데 원래 이런 드라마는 4명 안에서 케미가 살아나야 하는데 재찬은 발연기 하고 정건주도 딱히 뭐가 매력인지 모르겠고 가장 중요한 김지은과 배인혁의 매력이 전혀 안 보인다. 김지은이 여주인공이면 남자 주인공 3명과 어느 정도 불꽃 튀기는 화학 작용이 있어야 하는데 1화에서는 전혀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  이게 배우의 문제인지 캐릭터의 문제인지 알 수는 없으나 결론적으로 인물들간의 케미가 거의 없다 보니 드라마 자체도 늘어진다. 어느 정도 공도 들인 듯한 느낌이고 제작비도 들인 거 같은데 배우들 라인업이 애매하다 보니 B급 영화 보...

지금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하겠습니다 후기

 의외로 재미있는 옴니버스 드라마 가끔 티빙이나 웨이브에서는 별다른 홍보도 없이 새로운 드라마를 올려 준다. 저렴하게 수입해 온 중국과 일본 드라마가 그러한데 홍보와 마케팅 비용에 돈을 쓸 리가 없으니 주말 정도가 되면 주기적으로 새로운 드라마에 새로운 게 뜬 게 없나 확인해 보게 된다. 드라마 지금부터 스트리밍을 시작하겠습니다 역시 그렇게 가볍게 시작하게 된 드라마이다. 한 편당 24분 내외인데다가 4부작으로 마무리가 된 짧은 드라마인데 얼굴을 아는 유명 배우가 하나도 안 나오긴 해서 보다가 재미없으면 하차해야지 하는 심정으로 보았다가 각본이 의외로 괜찮아서 마지막까지 정주행해 버리고 말았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허무주의도 별로 없는 데다가 교훈적인 내용도 아니어서 신선했다. 일본 드라마를 못 보시는 분들이 주로 하는 말이 강박적으로 교훈적인 내용을 주입하려한다는 지점인데 그러한 부분이 전혀 없이 5명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의외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전해준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인데 핵심적인 주인공은 그나마 백흑 판다를 중심으로 부녀가 중심이 되긴 하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더 다채롭게 만들어 준다.  특히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끌리는 딸의 진심을 알고 응원해주는 아버지의 마음이 최근 동성 결혼 합법화라 착실하게 진행 중인 일본 내의 정서를 반영한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드라마와 사회적인 분위기 역시 비슷한 기조를 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겨우 24살 임에도 결혼에 대한 압박을 아직도 받는다는 게 일본 사회 라는 게 놀랍기는 하다. 하긴 생각해 보면 일본은 의외로 결혼을 일찍하긴 해서 일본에 거주하는 지인 중 한 명도 본인이 학부모 참관하러 가면 나이가 많아서 놀랄 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분은 한국 기준으로는 늦게 결혼한 편은 아니지만 일본이 워낙 결혼을 일찍해서 더 비교가 된다고 하시더라....

드라마 조명가게 결말 그리고 무빙 2 떡밥

 예상 가능한 결말 그리고 무빙  드라마 조명가게는 의외로 김희원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연극 연출만 하시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드라마까지 연출하신 건데 생각보다 본인의 스타일도 있으면서 수려한 연출이기에 놀라움을 금하기 어려웠다. 다음 번에도 연출 작품을 기대하게 만든다. 아마 무빙 시즌 2 에서도 몇 편 정도는 본인이 연출을 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8화로 막을 내린 조명가게는 예상 가능한 결말이기에 크게 놀랍지는 않았다.  오히려 초반부에 이 정도로 집중력을 일으키게 만든 강풀 작가의 필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 초반부가 좋았는데 마지막에도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고 끝맺음을 해서 더 좋았다.  물론 결말보다 더 화제가 되는 건 무빙 시즌 2 와 세계관이 연결된다는 점이다. 배성재가 맡은 양성식이라는 인물은 무빙 시즌 2 에 나올 수도 있어 보인다. 귀신을 본다는 독특한 능력이 힘을 발휘하는 거 같은데 나는 이보다 박정민이 맡은 김영탁의 존재감이 더 궁금하다. 무빙 시즌 1 에서는 손만 나온 인물로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가진 능력자인데 이 능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여서 궁금하긴 하다. 마블이나 DC에서도 이 능력자는 안 나온 거 같은데 강풀 작가가 김영탁을 무빙 시즌 2 에서 어떻게 풀어 나갈지도 기대가 된다.  강풀은 앞으로 10년간 본인이 만든 작품들의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하는데 말 그대로 강풀 유니버스가 제대로 구현되어 전세계로 나아가는 미래가 그려지기도 한다. 무빙은 정말 넷플릭스 방영이었다면 전세계적인 신드롬이 일어났을 법한 작품이어서 더 그렇다.  드라마 조명가게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정원영와 정유희 부녀의 이야기가 핵심이라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에 이 둘이 부녀 지간이라는 사이가 밝혀지는데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것도 비슷하고 무언가 삼품 백화점 사고와 성수대교 사고가 연결되면서 우리 나라의 안전불감증이 세대를 초월하여 개인에게 ...

옥씨부인전 영리한 동성애 코드 활용법

 호모나 세상에  우리 나라 사극에서 왕을 제외하고는 성소수자를 제대로 다룬 드라마가 있었나.  아니 없었다고 단언할 수 있다. 아무래도 사극 자체가 특정 장르이기 때문에 여기서 더 들어가는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성소수자를 기민하게 활용한 게 조금 신기하게 다가오긴 했다.  물론 노비와 성소수자는 다른 개념이다. 차별을 받고 인권이 낮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소수자라고 보긴 어렵다. 당연히 양반보다 노비의 수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조선시대에는 평민이 가장 많긴 하겠지만 그에 비해 노비는 수가 만지는 않아도 양반보다 많다고는 보기 어렵다.  소수자이긴 하지만 성소수자만큼 드물진 않다는 거다.  하지만 차별의 정서는 비슷하다. 목숨을 담보하지 못 하는 점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동성애를 저질렀다고 처벌을 받는 건 절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보자면 자살 선고나 다름 없다. 유명한 분들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열심히 숨기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사회적인 자살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왜 아직도 연예인 중에서 홍석천 만이 커밍아웃을 했는지 그 이유를 우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인기 있는 남자 배우가 게이로 밝혀지거나 아니면 여자 배우가 레즈비언으로 밝혀지면 해당 연예인이 광고나 드라마에 나오면서 계속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까. 작품 안에서 성소수자를 맡기만 해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게 우리 나라의 현실 아니던가. 나름 개방적이라고 하는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다. 미국은 그나마 성소수자 배우들이 여러 방면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제한적인 건 사실이다. 과거 톰 홀랜드가 선발된 스파이더맨 캐스팅 기준 중 하나가 무조건 이성애자일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무리 개방적인 나라여도 성소수자는 나름의 애환이 있다.  하물며 조선시대는 오죽했을까.  주인이 죽으라면 죽은 시늉이 아니라 정말 죽어야 했던 노비와 성소수자...

애봇 초등학교 시즌 1 후기

 그렇게 선생님이 된다.  나도 한 때 선생님을 진로로 할까 고민한 전적이 있었다.  바야흐로 수능을 마치고 나온 점수대로 대학 원서를 내야 하는데 가고 싶었던 대학은 아니었고 2지망에 안전 지원으로 서울 교대를 지원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공무원의 인기가 굉장할 때여서 여자 기준으로 서울 교대는 서울대 만큼이나 들어가기 어려웠으나 나는 다행히(?) 남자 였기에 그다지 높지 않은 수능 점수로도 합격 안정권이었다. 원서를 내러 서울 교대까지 갔던 기억이 나는데 거기에서 잠깐 만난 기억도 안 나는 동아리 회장 분은 교문으로 나가는 나를 직접 따라와서는 꼭 여기로 오라고 신신 당부를 했던 기억도 있다. 다행히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고 나서 서울교대는 가지 않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나에게 교사라는 직업은 정말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애봇 초등학교를 보면서는 교사의 길을 가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체벌이 난무하던 시기여서 나에게 선생님은 좀 극단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었다. 한없이 좋은 분이거나 아니면 한없이 폭력적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세상 좋은 선생님들은 열과 성을 다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사랑을 주었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아 자신의 화에 못 이겨 아이를 발로 밟고 주먹질을 하는 수준 이하의 선생님들도 많았다.  지금이야 그렇게 하면 아무리 교사여도 감옥에 갈 수 있지만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만 해도 나름 야만의 시대였다고 추억한다.  학교에 대한 이러한(?) 추억을 가진 나에게 미국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애봇 초등학교는 크게 흥미롭게 다가오지 않았기에 처음 디즈니 플러스에서 공개가 되었을 때만 해도 1화를 보고 나쁘진 않네 하면서 하차했을 정도다. 그러다가 다시 한 번 시도하게 되었고 4화 이후부터는 끊어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주연을 ...

넷플릭스 드라마 1992 후기

 뭐지 이 어정쩡한 드라마는? 가끔 재료가 좋은데 음식 맛이 없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신선한 재료로 정성들여 만들어도 간 맞추기에 실패하면 그 누구도 만족하지 못한 요리가 나온다. 사실 간이라는 건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요리를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이나 컨디션 난조로 상태가 안 좋은 요리사에게는 생각만큼 수월한 일은 아니다. 특히 요리를 못 하는 사람들은 좋은 재료로 쓰레기보다 못한 음식을 만들어낼 때가 종종 있다. 그런 요리를 먹게 되면 재료의 신선함이 계속 생각 난다. 드라마 1992가 그러하다. 소재와 극본이 나쁜 거 같지는 않은데 연출 실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각본도 보다 더 촘촘했으면 좋았을 법한데 그러지 못하면서 드라마 자체가 굉장히 붕 떠 버린다. 도대체가 장르를 잘 모르겠다. 호러 같으면서도 스릴러 같고 그러면서도 미스터리하다. 그런데 이 셋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만족시키지 못하는 우를 법한다. 의도한 건 아닌 듯한데 다 섞어 놓고 보니 망한 비빔밥이다.  그리고 역시나 재미도 없다. 이런 장르물은 뚝심있게 무게감으로 나가거나 아니면 전개 속도를 빠르게 해서 재미라도 줘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면 혼자서 방향을 잃고 헤맬 수 밖에 없고 시청자들은 그 순간 바로 하품을 하기 시작한다.  제작비가 안 들어간 작품도 아닌 듯하고 배우들의 열연도 괜찮은데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건지 어떠한 분위기를 내면서 가고 싶은 건지 이해를 하기가 힘들다. 감독이나 제작자나 길을 잃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미아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런 걸 다 떠나서 스타일이라도 있게 만들었다면 그나마 호응을 해줄 수도 있는데 어줍잖게 만들다 보니 정말이지 이도저도 아닌 드라마가 되었다. 최근 들어 넷플릭스 스페인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수준이나 재미가 과거와 비교하면 한창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데 과거 엘리트들같은 히트작들을 내던 나라가 맞나 의심이 갈 정도다. 요즘 미국이나 영국을 제외하면 오리지널 드라마들의 질이 한참 ...

BL 태권도의 저주를 풀어줘 결말

 과거에 얽메이는 인간이라는 존재  그런 사람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나 대학교 시절 조금 특이한 지인의 친구가 있어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외모는 좀 희미한 사람이었으나 친한 지인의 친한 친구여서 종종 보기는 했는데 강원도 지역의 교대를 다니면서 선생님을 꿈꾸고 있던 친구였다. 나의 지인은 혼자서 아무 예고없이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이었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충동적으로 친구가 대학을 다니던 도시로 당일 치기 여행을 가서 하룻밤을 신세지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연락을 받고 티가 나게 당황한 태도를 보이더니 현재 본가로 내려온 터라 학교 근처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그 이후 이야기를 듣고 타이밍이 안 좋았구나 정도로 넘기려고 했는데 몇년 뒤에 들어 보니 그 지인은 해당 교대를 다닌 것도 아니었고 최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모든 지인과 친구들을 속이며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우연히 다른 친구가 다른 대학에서 수업을 듣는 그 친구를 발견하고 이 일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연락을 하는 사이는 아니어서 그 분이 왜 그런 뻔히 들통날 거짓말을 그것도 친한 사람들에게까지 했는지 내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생각해 보면 대학이라는 건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단순한 학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도 들었다. 도회의 거짓말  도회는 처음부터 거짓말로 일관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영을 만나고 변하고 싶었고 그렇게 경멸하던 아버지처럼은 살고 싶지 않았다. 수능을 보자마자 아버지를 떠나 독립을 하며 살았으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자신을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려웠다. 아버지처럼 실패자가 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저주는 곧 아버지와 과거의 저주를 의미한다. 그 누구도 풀기 어렵고 본인 스스로도 벗어나기 어려웠던 굴레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과거의 일에 연연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나에게 의미가 크다면 죽기 직전까지 완전하게 잊어 버리는 건 불가능하다. 안타까운 말이지만 사실이다. ...

넷플릭스 드라마 완벽한 우리집으로 후기

 초호화 군단  유명 제작자와 배우들이 모였다. 제작자의 이름과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제작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갔을 거라는 예측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이 정도 배우들을 모으는 것도 어렵긴 한데 아마도 미국같은 서구권을 노리고 만들어진 시트콤 드라마라고 할 만하다.  프렌즈의 리사 쿠드로와 내 사랑 레이몬드의 레이 로마노가 부부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리사 쿠드로의 왕성한 연기 활동을 정말이지 존경하는데 드라마 프렌즈로 일을 하나도 안 해도 매년 수백억의 돈이 들어옴에도 불구하고 참 열심히도 활동하신다. 연기력도 상당히 괜찮은 편이어서 코미디 연기에 특화되어 있긴 하지만 특유의 바이브가 있고 여전히 매력적이며 사랑스럽다. 이건 정말 배우 본인의 매력이 캐릭터에게까지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라고 할 만한데 프렌즈 배우 중에서는 아마 작품 수가 가장 많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레이 로마노 역시 내 사랑 레이몬드로 미국에서는 전설과 같은 배우 중 하나인데 그 외에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신다고 볼 수 있다. 이름은 낯설어도 분명 다들 어딘가에서 본 터라 얼굴이 낯설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주연 라인업 만이 아니라 조연 라인업도 후덜덜하다.  이 정도 배우들을 모은 건 아무래도 제작자의 역량이 커 보인다. 말 그대로 스타 제작자가 만든 드라마이기에 이 정도 배우들을 모을 수 있을 거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게 재미는 없다. 그럭저럭 볼 만한 정도이긴 한데 기대를 모은 만큼은 보여주지 못 한다.  이 정도로 화려한 제작진과 배우라면 다들 더 큰 걸 기대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무난하게 볼 만은 하다.  지나치게 큰 기대를 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리고 코미디 장르는 전세계적으로 통하기가 정말이지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짐 캐리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짐 캐리가 나오는 미국 영화들은 말도 안 되게 재미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짐 캐리 자체가 레전드였...

넷플릭스 드라마 라팔마 후기

 준수한 재난 소재 드라마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재난물에 환장한다. 단순히 좋아한다 즐긴다를 떠나 환장한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평론가들이 최악이라고 평가한 영화 2012도 나는 재미나게 감상했다. 영화가 조금 늘어지고 뻔한 건 있었지만 그래도 볼만은 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이후로 커리어가 완전히 망가지긴 하였으나 할리우드에서 이 정도로 뚝심있게 하나의 장르를 밀고 나가는 감독도 드물기에 아쉽기는 하다.  그래서인지 영화 채널에서 2012나 비슷한 재난물이 나오면 채널을 쉽게 돌리지 못 한다.  재난 소재는 긴박함과 똥줄 타는 장면이 동시에 나오기 때문에 몰입하기가 그만큼 쉽다. 막말로 재난 소재로 재미없게 만드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는 말이다. 재난 소재인데 지루하고 재미없다? 이건 말이 안 되며 이 어려운 과업을 수행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저 운이 상당히 나빴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넷플릭스에서도 가끔 재난 소재의 작품을 공개하기는 하는데 사실 어느 정도는 다 기본 이상은 하기 마련이다. 사실 재난 소재로 아예 새로운 이야기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내가 재난 소재를 즐기는 건 카타르시스나 아드레날린 덕분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게 되며 나 역시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하게 된다. 특히나 기후 위기와 재난으로 매년 새로운 재난이 일어나는 시대에 이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도 없다. 화산과 지진은 물론 가뭄과 대홍수가 일상이 된 시대가 아닌가. 이제 재난은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아니게 되었다. 언제라도 나에게 일어날 수 있는 그런 일이 된 것이다.  그러하기에 재난물은 기본 이상만 만들어도 바로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든다.  라팔마 역시 그러하다.  노르웨이에서 만든 드라마로 의외로 시각 효과도 수준급인데 이제는 미국과 비교해도 이런 시각 효과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미국의 기술자들을...

드라마 조명가게 죽음도 거스르는 한

 한의 정서  한이라는 말.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유독 이 한의 정서에 강렬하게 공감하는데 그만큼 억울한 일이 역사적으로 많았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과연 우리만 이럴까. 역사를 봐도 서민들의 삶은 늘 궁핍하고 불안하고 그와 동시에 처참했다. 모든 사람은 개인의 불행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과거 조선시대의 노비의 삶이 양반보다 불행하다고 할 수 있었을까. 양반의 고민과 노비의 고민은 절대적으로 달랐다. 입신양명을 고민하던 양반과 오늘 굶어 죽을지 내일 굶어 죽을지를 고민하던 노비의 위치는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난다. 이건 마치 현재 버스비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대통령 출마 정치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입장이 되어 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나 일본의 정치 수준이 우리 나라보다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탄핵 정국을 보면서 그것도 두 번이나 이런 일을 겪는 우리 나라를 비웃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탄핵을 하고 이걸 실행시키는 건 결국 국민이고 이 정도 국민성을 가진 나라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 만이 유일하다고 생각 한다. 일본은 전쟁을 일으켜 나라를 패망하게 만든 자민당이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며 집권을 하고 있다. 거의 절대적인 권력이기에 비리가 드러나도 아무도 심판하려고 하질 않는다. 국민들도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일본 사람들이 겉으로는 순응적으로 보이는데 이런 모습이 정치에도 반영이 된다. 그렇다면 미국은 다를까. 그나마 미국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릴 만하지만 최근에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보면서 민주주의도 결국 소련의 사회주의처럼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트럼프에게 한 번 정권을 빼앗기고도 월스트리트의 부자들을 위해서 일을 하던 민주당이 떠오른다.  경제 위기와 코로나로 인해 돈을 무한대로 풀었지만 결국 부자들의 재산만이 늘어나 버렸다. 서민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지옥과도 같은 일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월급...

넷플릭스 드라마 백년의 고독 후기

 우아하고 품격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소설 백년의 고독이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화 되었다.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불리는 작품으로 과연 이걸 제대로 만드는 게 가능할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평론가들의 후기도 극찬 일색이다. 오히려 영어 기반으로 만든 게 아니라 소설 원작처럼 라틴 아메리카 배경으로 만든 게 더 적절했다고 보여진다. 넷플릭스의 자본과 적절한 조합을 이루어낸 터라 더 괜찮은 결과물이 나왔다. 나는 소설을 읽어본 적도 없고 사실 이런 어려운 문학 자체에 크게 관심이 없긴 하지만 놀랍게도 이 소설은 전세계적으로 2천만부가 넘게 팔린 소설 중 하나다. 단일 소설로 이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해리 포터 같은 상업적인 소설도 아니고 거의 예술에 가까운 환상 문학이 이 정도로 팔린 건 예술과 상업 모두 성공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어려운 작품을 영상화 하기 두려웠을 텐데 그 어려운 걸 넷플릭스가 해내었고 나름 괜찮게 만들어서 놀라웠다. 일단 이 소설을 드라마화 한다는 거 자체가 신기할 지경인데 모두가 어려운 상태에서 이 정도 결과물을 낸 것도 정말 대단하다.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도 없어서 크게 기대를 안 하고 감상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괜찮아서 신기할 정도였다. 소설을 읽지 않고 드라마만 보더라도 얼마나 난해한 내용인지 이해가 갈 정도인데 의외로 연출도 연기도 세트 장면들도 좋다.  특히 세트 장면들은 정말 공을 많이 들였구나 싶다. 이게 단순히 자본을 많이 투자한다고 나오는 디테일이 아니기에 더 그러하다. 전문가들도 많이 투입하고 제작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게 눈에 보인다. 전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기에 분명히 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게 당연해 보인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류의 드라마는 아니기에 중간에 하차하긴 했다. 나는 삼체도 보다가 하차했는데 드라마의 완성도와 내가 느끼는 재미가 항상...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부모의 굴레

 다들 부모가 처음이다  나도 자식이 처음이지만 부모님 역시 그러하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차라리 죽어 버렸으면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유가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황당할 지경이다. 아니 너무 어이 없어서 내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다. 나는 유독 다른 사람의 정서나 감정에 공감을 잘 하지는 못 하는 편인데 그로 인해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연기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된 건 비록 최근으로 이런 나의 태도를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누구와도 깊은 감정적인 관계를 가지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건 너무나 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재미가 있다 없다를 떠나서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고 해도 그들의 고민에 항상 깊이 공감하고 참을성 있게 들어 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애초에 나는 그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내가 관심이 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옷에 묻은 먼지에도 관심이 가는 걸 보면서 도대체 지난 관계는 무엇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인 사이만이 아니라 친구 사이도 어느 정도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그게 꼭 육체적인 관계로 이어질 필요가 없는 관계라고 할지라도 어느 정도 궁금한 사람과 관계가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법이다.  내가 어린 시절 울면서 부모를 원망한 건 근본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 때문이었다. 부모님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이들의 가난이 나에게까지 물들어 버리는 현실 앞에서 어린 시절 나는 좌절했다.  나는 그림이나 음악에 어느 정도 재능이 있었다. 먹고 살 만한 재능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누가 봐도 재능이 있다고 할만한 수준은 되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이런 나를 지지해줄 만한 경제력이 전혀 없었다. 그로 인해 나는 재미도 없는 공부를 하게 되었고 머리가 나쁘지는 않은 편이라 공부도 그럭저럭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나름 괜찮은 직장에서 ...

일본 드라마 알고 있지만 사랑의 형태들 후기

 굳이 리메이크 했어야 했나  기대를 전혀 하질 않았다.  한국 버전의 알고 있지만 역시 나는 크게 재미가 있지는 않았기 때문이며 보신 분들도 송강과 한소희의 비주얼 파티라는 점을 제외하면 크게 공감을 얻지도 못했다. 레즈비언 설정이 있어서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걸 제외하면 말이다. 이걸 일본에서 리메이크 한다고 하길래 궁금하긴 했는데 넷플릭스에서 공개를 하는지는 모르고 있었다.  일단 3화까지 공개가 되었는데 역시 일본은 부제목의 나라처럼 부제목이 붙었다. 사랑의 형태들이라고 하는 거 보면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나 보다. 애초에 이야기 자체가 흥미롭다기 보다는 비주얼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게 많은 드라마라는 생각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을 한국 버전 만큼이나 신경을 많이 쓴 게 보인다. 물론 비주얼 측면에서 말이다.  한소희와 송강이 그야말로 만화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비주얼이었다면 그래도 일본 버전은 나름 현실적이긴 하다. 둘 다 화려한 외모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송강과 한소희의 외모 비주얼이 대단했던 터라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다.  그래도 요코하마 류세이의 매력은 상당하다.  여주인공의 매력은 사실 모르겠는데 치명적인 남자 역할을 맡은 요코하마 류세이는 외모도 그렇지만 연기력도 괜찮아서 긴장감을 자아낸다. 연출이나 극본이 훌륭한 건 아닌 듯한데 오로지 연기력과 존재감 하나만으로 아우라를 뿜어 내는 게 대단해 보인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을 제외하면 이 드라마의 매력을 찾기는 굉장히 어렵다.  아니 잔잔할 거라는 걸 예상은 했으나 이 정도로 재미가 없고 지루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배우의 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지루한 각본을 이기기는 어렵다. 드라마는 어차피 스토리가 중요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아쉽고 또 아쉽다.  일본 드라마는 가끔 보면 분위기 하나로 밀고 나가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단한 예술을 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