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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봇 초등학교 시즌 2 후기

 옷다 보면 어느새 눈물이...

우리 나라에서는 시트콤이 사라진 지 오래다.

간혹 가다 방송사나 OTT에서 시도를 하긴 하는데 하이킥 이후로는 전멸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대신 드라마 안에 시트콤 같은 설정이 들어가거나 코미디 드라마같은 게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시트콤처럼 작정하고 웃기는 장르는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왜 그럴까. 

왜 대한민국에서는 대놓고 웃어야 하는 드라마 장르인 시트콤이 사멸한 걸까.

누가 일부러 죽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한국은 조금 예민한 나라이기도 하다. 웃음의 소재가 상당히 제한적이고 누군가를 기분 나쁘게 하는 순간 그게 논란이 되어 프로그램의 존폐가 위험해질 정도다. 그러다 보니 누구도 위험한 웃음을 시도하지 않는다. 게다가 아직 미국처럼 대통령이나 높은 사람들을 대놓고 까내리는 문화도 아니며 그랬다가는 연예인의 커리어를 걸어야 한다. 

그러하기에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제대로 된 코미디가 나오기 힘든 구조다. 

아마도 10 년 정도 지나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시트콤들을 보면 부러움이 느껴질 정도다. 저 정도로 까내려도 별 문제가 없구나 싶어서 말이다. 애봇 초등학교는 미국의 빈부 격차와 위험한 공립 교육 시스템을 가열차게 까내리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그런 문화와 환경이 부러울 따름이다.

계엄의 시대에 우리 나라에서는 한 참 뒤의 먼 미래의 일이 아닐까.

심각한 이야기는 조금 치워두고. 

애봇 초등학교 시즌 1 을 볼 때만 해도 크게 느끼는 바가 없었는데 시즌 2 로 들어오면서 이야기와 풍자의 대상이 더 깊어진 느낌이다. 특히 애봇 초등학교가 자율 학교 시스템으로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크게 다가 왔는데 아무 생각없이 넘길 수 있을 만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공교육 시스템이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도 학창 시절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모두를 경험해 보았는데 우리 나라는 신기하게 사립학교의 수준이 더 낮은 경우가 많아서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라는 생각도 들었다. 워낙에 비리와 부패가 만연해서 더 그러할지도 모른다. 선생님들의 수준이나 시스템이나 공립 학교가 훨씬 더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돈이 워낙에 많이 들어가는 사립 학교가 시스템은 물론이고 아이들의 수준이나 선생님들의 수준이 높은 데다가 지원이 좋을 수 밖에 없다. 그게 세금이 아니라 부모의 돈에서 나오는 돈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특히 우수한 학생들을 뽑아서 미래의 인재로 키워 내겠다는 계획은 좋으나 그렇게 인재를 키워낸 나라인 영국이나 프랑스가 지금 느리게 침몰하는 걸 보면 우수한 학생들을 키워 사회의 엘리트로 키워낸다고 해서 그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된다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 

엘리트 교육이라는 게 겉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정작 사회의 계층화를 가속화하고 빈부 격차만을 늘린다는 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당장 미국만 봐도 심각한 빈부 격차로 인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 시스템 안에서 애봇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말 그대로 고군분투한다. 위에서는 전혀 도움을 주지 않으며 현실을 모르는 학부모들은 꿈같은 이야기를 늘어 놓으며 선생님들을 비난한다. 아이들 역시 패배주의에 젖어 있다. 애봇 초등학교에 자신들의 자녀는 절대 보내지 않을 거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다.

그렇다고 과연 포기할 수 있을까. 

자닌은 물론 다른 선생님들도 포기할 수 없다. 이들은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위하기에 그러하다.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고 월급도 변변치 않으나 이들에게는 사랑하는 아이들이 있다. 실수 투성이에 개성도 강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애봇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가족보다 더 끈끈하다.

원래 상황이 힘들면 내부적으로는 뭉치기 마련이다. 게다가 끊임없이 실수하지만 느리게 발전하는 자닌을 보면 저런 선생님이 계시기에 아이들이 그나마 안정을 찾고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수 있구나 싶기도 하다. 게다가 자닌을 무시하는 에이바 역시 실제로는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필요할 때에는 제 할 일을 한다. 

엉망진창으로 보이긴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 보면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진심인 애봇 초등학교 선생님들이다. 

나는 사실 선생님이라는 존재 자체를 학창 시절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이들을 너무 선생님이라는 구조 안에 갇혀 두고 생각을 해서 더 그러했다. 따지고 보면 이들도 평범한 사람이고 한 가정의 가장이고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이성적으로 그리고 합리적으로 어떻게 저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건지 의아하기만 했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도 인간이다.

상처 입고 고뇌하고 고민하고 그리고 때로는 눈물도 흘린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해 그리고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들지만 이 시트콤 드라마의 무한 매력은 역시나 촌철살인 대사들과 매력적인 캐릭터들에 있다. 게다가 재미있다. 모든 대사에 뼈가 있지만 웃기기까지 하다. 

포복절도하다가 웃다 보면 아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에 감동받아 뭉클해진다. 

그렇게 나도 애봇 초등학교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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