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부모가 처음이다 나도 자식이 처음이지만 부모님 역시 그러하다.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차라리 죽어 버렸으면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이유가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황당할 지경이다. 아니 너무 어이 없어서 내가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을 정도다. 나는 유독 다른 사람의 정서나 감정에 공감을 잘 하지는 못 하는 편인데 그로 인해 친구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연기를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된 건 비록 최근으로 이런 나의 태도를 사람들이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누구와도 깊은 감정적인 관계를 가지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기본적으로 나는 누군가의 연애 이야기를 듣는 건 너무나 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재미가 있다 없다를 떠나서 아무리 친한 지인이라고 해도 그들의 고민에 항상 깊이 공감하고 참을성 있게 들어 주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 애초에 나는 그들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내가 관심이 가는 사람들은 그들의 옷에 묻은 먼지에도 관심이 가는 걸 보면서 도대체 지난 관계는 무엇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연인 사이만이 아니라 친구 사이도 어느 정도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 그게 꼭 육체적인 관계로 이어질 필요가 없는 관계라고 할지라도 어느 정도 궁금한 사람과 관계가 이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법이다. 내가 어린 시절 울면서 부모를 원망한 건 근본적으로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사정 때문이었다. 부모님 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이들의 가난이 나에게까지 물들어 버리는 현실 앞에서 어린 시절 나는 좌절했다. 나는 그림이나 음악에 어느 정도 재능이 있었다. 먹고 살 만한 재능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누가 봐도 재능이 있다고 할만한 수준은 되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이런 나를 지지해줄 만한 경제력이 전혀 없었다. 그로 인해 나는 재미도 없는 공부를 하게 되었고 머리가 나쁘지는 않은 편이라 공부도 그럭저럭 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나름 괜찮은 직장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