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팍의 드라마 리뷰
[웨이브 티빙 한국 드라마 시트콤 추천 킥킥킥킥 후기]
정작 웃기지가 않은 슬픈 시트콤
우리 나라는 하이킥 이후로 인기를 얻은 시트콤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그래도 하이킥 전까지만 해도 재미있는 시트콤 시리즈들이 명맥을 이어오고 있었다. 전국민들의 사랑을 여전히 받고 있는 순풍 산부인과도 그렇고 남자셋 여자셋 역시 대단한 인기를 누린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들이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여전히 시트콤 형식의 드라마가 많이 나오는데 이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시트콤이라는 장르는 장례식을 치른지 오래다.
그런 와중에 kbs 에서 갑자기 지진희와 이규형을 중심으로 시트콤을 하나 런칭했다.
시청률도 잘 안 나오는 데다가 시청자 반응도 별로 안 좋은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나온 시트콤이기에 반가워서 1화를 한 번 감상해 보았다. 현재 4화까지 나와 있고 티빙과 웨이브에서 감상 가능하다.
한 회당 분량이 30분 내외로 그야말로 시트콤의 형식을 가지고 가는데 연출이나 대사나 배우들의 연기 모두 시트콤을 연상시킨다. 지진희는 이런 코믹한 연기를 실제로도 잘 하긴 해서 기대를 모았고 이규형 역시 연기를 잘 하는 분이라 이 둘의 조합 역시 궁금하기도 했다. 둘의 키스신을 가지고 마케팅을 하는 거 같은데 그게 잘 안 먹힌 건지 시청률은 역시나 처참하긴 하다.
그나마 KBS 에서 나름 기대를 모으고 시트콤을 런칭한 것일 텐데 결과가 안 좋아서 배우들이나 제작진들이나 머리가 아플 거 같기는 하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KBS 드라마는 주말 드라마를 제외하면 거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데 그에 대한 반발인지 아니면 새로운 시도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시트콤을 런칭했다는 거 자체가 조금 신선하달까.
하지만
시도는 신선하나 작품 자체는 조금 의문스럽다.
유명한 PD나 각본가가 참여한 것도 아닌 그야말로 지진희와 이규형을 제외하면 제작진이나 배우 모두 신인급이어서 그런 면에서 참신하긴 한데 재미는 확연이 이렇다 저렇다라고 말하기가 좀 애매한 수준이다. 나름 연기력이 좋은 배우들이 두 명이나 나와서 중심을 잡아 주려고 하지만 연출의 문제인제 각본의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 둘의 조합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방송국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웃겨 보려고 애쓴 흔적은 보이지만 1화 보면서 포복절도는 고사하고 슬쩍이라도 웃은 기억이 없다. 배우들의 연기도 시트콤에 걸맞게 상당히 과장되어 있고 신인 배우들은 패기라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다분한데 정작 시트콤에 걸맞게 웃기는 요소가 전혀 없다.
그렇다고 이야기 자체가 아주 신선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식상한 이야기 전개로 극의 몰입을 이끌어 가지도 못한다. 서사가 탄탄한 것도 아니고 중간 중간 던지는 유머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지진희와 이규형의 시트콤 연기 역시 어디에서 웃어야 할지 난감할 정도다. 신인 배우들은 열심히는 하는데 정작 웃기지가 않고 웃기려고 투입한 비현실적인 캐릭터나 어색한 설정들 역시 정신이 산만할 뿐 정작 웃음을 주지는 못 한다.
그리고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할 정도로 드라마가 또 아주 별로는 아니고 B급 정서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이야기 자체는 봐줄 만하다. 한 마디로 어중간하다. 아주 못 만들지도 아주 잘 만들지도 않았기에 아마 이대로 묻히다가 종영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역시 한국 시트콤은 또 한 번 실패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전에 넷플릭스도 유명 제작진을 모아 한국에서 시트콤을 시도하려고 하였으나 망한 적이 있다. 이게 돈을 투자한다고 되는 게 아닌 거 보면 하이킥 이후로 계속 시트콤을 시도를 했어야 했고 실제로 그랬지만 하이킥 이후로 사람들이 좋아한 시트콤은 한국에서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었다.
분명 하이킥 이후에도 여러 방송사들에서 시트콤을 만들었으나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조용히 막을 내렸다. 간혹 가다 시도가 되고 있기는 한데 킥킥킥킥을 보면서도 느낀 거지만 시트콤의 부활만큼은 대한민국에서 만큼은 쉽지 않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된다. 미국이나 영국은 꾸준하게 재미있는 시트콤 드라마들이 나오는 거에 비하면 아쉬울 뿐이다.
한국도 애봇 초등학교 같은 직업적인 전문성을 다루는 시트콤이 하나 나왔으면 좋겠다. 보다 더 신랄하게 직업 세계를 다루면 좋았을 텐데 킥킥킥킥은 이도저도 아닌 방송국 이야기를 다루면서 스스로 변화할 기회마저 박탈하고 말았다. 차라리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온갖 부조리를 까발리면서 반항적으로 나갔어야 하지 않나.
온갖 정치적 그리고 경제적인 외압을 받는 방송국 제작진들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 하는 막내 라인의 비정규직 제작진들의 짠함과 고통
협찬과 광고를 따오려는 제작 지원 부서의 노력
같은 그 동안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방송국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적나라하게 다루었다면 그나마 반향이라도 있었을 텐데 이는 전혀 다루지 않고 어디서 재미있겠다 싶은 비현실적인 요소만을 끌고 오다 보니 그 누구의 공감도 이끌어 내지 못 하고 있다. 애봇 초등학교가 미국 공교육의 처참한 현실을 돌려 까면서 인기를 얻은 걸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오지 않나.
아마 우리 나라는 이런 식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데에 있어서 너무나 소극적이고 그로 인해 실제로 본인이 피해를 당할 수가 있기에 이런 시트콤이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이고 이런 식이면 굳이 시트콤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KBS에서 만들었다기에 크게 기대를 안 하긴 했는데 역시나 기대 이하 였다.
이렇게 만들 거면 제발 돈 낭비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거 다 세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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