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팍의 드라마 리뷰
[넷플릭스 일드 일본 드라마 추천 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 후기]
이토록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야기라니!
제목 보고 볼 생각도 없었다가핫스팟 우주인 출몰 주의는 바카리즈무의 각본으로 완성된 일본 드라마인데 의외로 일본 내에서도 팬층이 두터운 각본가이긴 한가 보다. 배우 활동도 하시는 분인데 각본을 쓴 드라마나 영화도 많은 걸 보면 능력치가 실로 대다하신 분이다. 실제로 배우 출신 감독도 많은 걸 보면 이런 식으로 다재다능한 분들이 배우 중에서 정말 많기는 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도 그러하지만
종종 유명한 배우들이 연출에 대한 꿈을 어필하는 게 그래서인지
허세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최근 배우 이정재도 영화 연출에 성공하면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지 않나.
내가 각본가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나는 지금까지 이런 드라마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일본 드라마 세계 안에서가 아니라 최근 들어 이 정도로 독특하고 매력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게다가 각본도 각본인데 주 배경이 되는 일본 소도시의 작은 호텔이 웨스 앤더슨 영화에 나오는 미장센처럼 보일 정도로 마음에 든다.
촬영이나 필름의 질감이 독특한데 그 부분도 매력적이다.
전체적으로 붉은 색상이 많이 나오는데 평이하게 흐르는 드라마와 달리 배경 만큼은 강렬해서 그 대비에서 오는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들었다. 특히 호텔 이라는 공간 자체가 주는 공간적인 효과도 상당하다. 사실 호텔은 평범한 숙박업소이긴 하지만 여행과 일탈이 주는 정서와 결을 같이 한다.
우리가 호텔에서 머무는 일은 흔하지 않기에 호텔이라는 장소가 주는 특별함이 호캉스라는 새로운 트렌드 역시 만들어 낸 거 아니겠나. 집보다 불편한 데다가 모든 호텔들이 다 비슷비슷하긴 하지만 호텔이라는 장소가 주는 특별함은 분명 존재한다.
시작을 호텔에서부터 하길래 나는 호텔 직원들의 소소한 직장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우주인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황당하긴 했다. 그런데 이걸 또 기가 막히게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거 보면서 각본이 탁월하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었다.
핵심 인물은
지구인 여성 세 명과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중년의 남자 한 명이다.
우연한 기회로 호텔 직원의 목숨을 구해주게 된 자칭타칭 외계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외계인같지 않으나 기괴할 정도로 강력한 힘과 능력으로 이내 3명의 여성을 납득시킨다. 외계인의 기묘할 정도로 강력한 힘은 아무리 봐도 훈련이나 타고난 능력으로 보긴 어렵고 무언가 인간스럽지는 않으나 그렇다고 완벽하게 외계인도 아닌 중년 남자의 존재는 그래서 다소 우스운 부분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외계인이라는 중년 남자
지나칠 정도로 너무 허술하다.
능력을 사용하면 이내 관련 부분이 아파서 앓아 누울 정도다. 가끔 호텔 공중 목욕탕에서 쉬는 건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참고로 일본이나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은 대만의 호텔은 호텔에도 공중 목욕탕이 존재하는 곳이 많다. 투숙객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이런 점도 너무나 일본스럽다.
원래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살던 중년의 외계인은 우연한 기회로 자신의 존재를 호텔의 동료 직원에게 들키게 되었고, 이들이 비밀을 지키는 조건으로 세 명의 무료한 여성들과 함께 소소한 일들을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특히 호텔 직원이 객실에 설치된 TV 훔친 걸 오로지 후각만으로 해결한 건 기묘하면서도 너무나 기묘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작은 이야기들이 나열되고 있는데 정작 내가 이 드라마에서 재미를 느낀 건 그런 소소한 재미보다는 세 명의 여성이 쉴틈없이 나누는 대화에 있었다. 별 거 아닌 대화인데 세 명의 대화가 주는 타격감이 상당하다. 세 배우의 핑퐁이나 티키타카가 좋아서 이 세 명의 대화를 단 한 번도 놓치고 싶지 않다.
카페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도중 내 옆자리에 앉은 여성들이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나누고 있는데 그걸 혼자 듣고서 웃음이 터질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대사라는 느낌이 전혀 없이 처리하는 배우들의 연기력도 놀랍고 이토록 촘촘하게 각본을 짠 각본가에게도 감탄이 일 정도다.
호텔이라는 공간이 새로움을 선사하고 외계인이라는 소재가 독특함이라는 포장을 한다면 주인공들의 대화는 이 드라마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원래 일본 드라마는 1화나 2화 정도 보고 포기하기 마련인데 이 드라마는 매주 공개가 될 때마다 꼭 챙겨 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순수하게 재미있다.
해맑게 웃기다.
그리고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이야기다.
다음에는 이들이 어떠한 활약을 보여줄지도 그리고 이들의 앞에 과연 꽃길만 있을 거 같지도 않아서 이들 앞에 닥칠 곤경과 위험 역시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네명이라면 무리없이 해결해 나갈 거 같다는 근거 없는 믿음도 있다.
최근 들어
일본 방송사들 역시 넷플릭스와 협업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약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도 많은 방송사들과도 협업을 마무리하면 좋겠다.
일본 드라마를 좋아하지 않거나 독특한 소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여지가 많으니 모두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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