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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개들의 언덕 후기 처참하다

 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개들의 언덕 후기 

분위기만 만든다고 다가 아니다. 

대부분의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착각하는 게 분위기와 촬영만 괜찮으면 어느 정도 먹고 들어간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너그럽게 보자면 촬영도 상당히 공을 들인 느낌이고 세트나 미장센도 신경을 쓴 게 눈에 보인다.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드라마처럼 보이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특유의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 장르의 느낌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흔적이 곳곳에 보이기는 한다. 

그런한 지점에서 미술 감독 그리고 촬영 감독에게는 칭찬을 해드리고 싶다. 

하지만 정작 이야기가 너무 무매력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 그리고 무언가 숨기면서 하나하나씩 떡밥을 주는 전개까지 무엇 하나 새로운 지점이 없다. 어차피 우리가 그 동안 들어온 이야기를 할 거라면 적어도 친절하게라도 진행을 시켜야 하는데 초기 각본에서 무언가 많은 이야기들을 삭제하면서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이게 기분 좋은 혼란스러움이 아니라 어이없는 혼란스러움이라는 게 문제다. 

떡밥을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이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에서 모든 수를 드러내지 않는 건 당연한 거라는 건 이미 나도 알고 있다.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에 풀린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기에 최소한의 정보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걸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진행할 거라면 이야기가 진행 중인 도중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 마디로 재미가 있어야 한다. 궁금해서 미칠 지경인 상태로 다음 화를 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다. 

떡밥은 그래서 존재한다.

아무런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동반하지 않은 떡밥은 공중에 있는 먼지만도 못한 존재다. 아무도 궁금하지 않는 상황에서 떡밥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무언가 있을 것처럼 분위기만 조성해 놓고 있는데 정작 그 중요한 무언가가 전혀 궁금하지 않게 만드는 이 드라마의 매력은 그래서 조금은 당황스럽다. 

무언가 어디서 본 건 많아서 기묘한 이미지로 먹고 들어가려는 노력은 가상하나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숨겨진 설정들이나 이런 게 하나도 궁금하지가 않다는 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최근 폴란드 드라마나 영화가 완성도는 물론 재미 면에서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주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는데 동유럽 시장 자체를 포기하기 싫은 넷플릭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동유럽 사람들이 아니어도 이해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들을 제작해 주었으면 하고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다. 

일단 재미도 없으면서 분위기만 오지게 잡는 이 실망스러운 드라마는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가 않다. 

어제만 드라마를 3편이나 보았는데 3편 다 이 정도로 실망스러울 거라고는 상상도 하질 못 했다. 

폴란드 드라마가 루마니아 드라마보다 재미가 없을 거라고 누가 알았을까. 

동유럽 문화에 관심이 조금 있어서 챙겨 보고 있기는 한데 이제 기대감을 많이 내려 놔야 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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