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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하이 포텐셜 후기

 픽팍의 드라마 리뷰 

[디즈니 플러스 미국 드라마 추천 하이 포텐셜 후기] 

천재와 범죄 수사의 흥미로운 만남 

이 말은 해야 겠다. 

드라마 하이 포텐셜은 

ABC 에서 방송되어 이미 결말까지 난 드라마인데 디즈니 플러스 코리아에서는 답답하게 매주 2회차 씩 올려 준다. 

이미 결말까지 난 드라마를 이다지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디즈니 플러스 코리아의 이해 안 가는 전략이 조금 당황스러울 정도다. 이렇게 감이 없으니 지금까지 넷플릭스를 따라 잡지 못 하는 거 아닐까. 볼만한 작품이 없다기 보다는 전략도 없고 마케팅과 홍보도 못 하고 그저 유지만 하는 수준인데 무언가 대단한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넷플릭스의 발끝도 못 따라잡을 게 뻔하다. 

넷플릭스는 새로 공개하는 드라마도 한 번에 전체 회차를 공개하는 마당에 이미 다 마무리가 된 드라마를 이다지도 늦게 공개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정말이지 궁금하다. 안 그래도 디즈니 플러스는 볼 게 없어서 잘 안 보게 되는데 공개 시기도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너무 많았어서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그러기가 힘들다.

아마 앞으로 디즈니 플러스 연간 구독권이 마무리 되면 다시는 구독할 일이 없지 않을까 싶다. 지금 네이버와 결별하는 티빙 역시 구독을 해지할 거 같은데 넷플릭스의 장악력이 워낙에 강력해서 앞으로는 넷플릭스만 구독해도 거의 대부분의 드라마를 볼 수 있을 듯해서 다른 OTT를 구독할 여지가 거의 없다. 

드라마 하이 포텐셜은 

미국 내에서도 시청률이 잘 나온 건지 이미 시즌 2 가 확정되었다. 

작년 하반기에 시작해서 최근에 막을 내린 드라마인데 OTT를 제외하고는 미국에서 만든 범죄 드라마를 잘 안 보긴 해서 수위가 상당히 낮은 점이 흥미로웠다. 보통 넷플릭스나 HBO 범죄 드라마들은 진지한 작품들이 많고 수위도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일반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미국 범죄 수사물의 수위가 어느 정도였는지 잠시 잊고 있었다. 

과거만 해도 CSI 같은 시리즈 물을 가끔 보긴 했는데 어느 순간 플랫폼을 통한 드라마만 보다 보니 수위에 대한 감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보통 넷플릭스에서 공개하는 범죄 드라마는 엽총으로 피해자의 얼굴을 쏘면 뇌까지 보여주는 게 기본 디폴트인데 너무 그런 드라마를 기본이라고 생각한 내 자신이 순간 부끄러울 정도였다.

아 맞다.

이 정도가 딱 적정 수위였다는 걸 드라마 하이 포텐셜을 보면서 다시금 깨닫는다. 그래서인지 이 정도가 딱 적당해 보이며 오히려 신선해 보인다. 그동안 너무 도파민과 자극에 절여진 뇌를 정화할 때가 되었다. 

분명히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그다지 자극적이지 않고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을 보는 것처럼 뒤끝이 남지 않고 깔끔하다. 매 회차마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도 시원시원하다. 

시청하는 데에 답답함이 없다. 

게다가 주인공이 몸싸움을 하거나 고생을 하는 모습도 별반 나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지능 지수가 160이 넘기는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범죄를 수사하게 된 중년 여성인 데다가 본인 좋을 대로 사시는 분이기에 그런 모습이 나올 리가 없다. 그저 사건의 뒤에서 신중하게 정황 증거와 물적 증거를 두고 사건을 추리할 뿐이다. 셜롬 홈즈의 생활인 버전인데 이게 꽤나 흥미롭다.

물론 아이큐가 160인 건 평범하지는 않으나 ADHD도 함께 있는 터라 일반적으로 사회 생활을 하기가 어렵고 인지 능력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숫자 능력이 좋지는 않아서 주식이나 투자로 돈을 벌지도 못 해 경제적으로는 힘겹게 살아 간다. 아마도 인지 능력보다 수리 능력이 좋았다면 조용히 투자로 돌을 벌면서 억만 장자의 삶을 살았을 텐데 인지 능력이 좋은데 집중력이 떨어지는 터라 좋은 직장을 구하지 못한 주인공의 고단한 삶은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래서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능하다. 

설정상 편의가 없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 정도 주인공 세팅이면 나름 만족할 만하다. 

그리고

드라마 하이 포텐셜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주인공이다. 

전설의 미국 드라마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에 나왔던 케이틀린 올슨은 모건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기가 막히게 구현한다. 모건과 케이틀린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이런 걸 보면서 배우의 힘이라는 건 이런 건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최근에 본 드라마 나이트 에이전트에서 피터가 얼마나 무매력이었는가를 생각해 보면 모건은 그야말로 극 중에서 날아 다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캐릭터들이 전반적으로 잘 구현되어 있으나 모건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케이틀린 올슨이 아닌 모건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런 걸 보면 이렇게 원톱 주연의 드라마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모든 드라마가 다 그렇지만 주인공이 거의 전부를 커버하는 드라마는 특히나 연기력 말고도 존재감이나 카리스마가 중요하지 않을 수가 없다. 

설정상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사기 캐릭터는 배우의 연기와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에게 납득을 시켜야 한다. 케이틀린 올슨은 그러한 미션을 아주 가볍고 완벽하게 수행한다. 

한 마디로 흠잡을 데 없다. 

진지한 범죄 수사물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으나 가볍게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고 모건의 매력이 상당해서 재미가 없기가 힘들다. 아무래도 방송사에서 송출하는 드라마여서 중간 중간 광고 시간에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유쾌하지는 않으나 그건 또 그런대로 넘어갈 만하다. 

게다가 모건은 뛰어난 머리로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척척박사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다른 자녀 3명을 부양해야 하는 고단한 생활인이기도 하다. 이런 간극이 모건의 매력을 더 배가시킨다. 전문직보다 더 전문가다운 모건이지만 현실은 궁핍하고 힘들다는 게 묘하게 모건의 존재 가치를 더 특별하게 만든다. 

일종의 판타지인데 우리 나라도 일일 드라마나 주말 드라마에 애 딸린 미혼모가 재벌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이 역시 주 시청자 층의 판타지를 제대로 구현한 거라고 하겠다. 

자식들을 키우느라 삶이 궁핍하지만 그러한 여성이 전문가인 형사들보다 더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만큼은 의외로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모건과 비슷하게 싱글맘으로 일하면서 힘겹게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아도 모건처럼 사건을 셜록 홈스처럼 해결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없기에 그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 

모건에게 감정 이입을 하는 시청자들은 모건처럼 천재는 아닐지라도 그녀의 상황 자체가 나와 비슷하기에 감정 이입을 할 수 밖에 없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도 어느 정도 판타지와 납득한 만한 요소가 섞이면 시청자들은 기분 좋게 주인공을 응원하게 된다. 

어찌 보면 드라마 역시 현실의 반영 더하기 판타지이기에 그러하다. 

매주 순차적으로 공개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가끔 챙겨보게 될 듯하다. 

가끔은 이런 순한 범죄 수사 드라마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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