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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후기

 픽팍의 드라마 리뷰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추천 중증외상센터 후기 

일본 드라마 같다, 안 좋은 의미로

기대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던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웹툰이 아주 유명한 작품도 아닌 데다가 지금 시국에 의학 드라마여서 우려가 조금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당연히 기대치가 높은 드라마는 아니었고 해서인지 홍보와 마케팅을 힘줘서 한 느낌은 아니었다. 설정이나 소재 자체가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가 떠오르기도 하고 우리 나라에 비슷한 일을 하시는 의사 분이 계셔서 어느 정도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 지 예상이 되기도 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을 위해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일단

볼 만은 하다. 

너무 

만화같은 연출이 감점 요소이긴 한데 보고 있다 보면 시간이 잘 가긴 하고 배우들이 다 연기를 잘 해서 집중해서 보게 만드는 힘도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배우 추영우를 옥씨부인전 이후 두 번째로 보게 되는데 연기력이 탄탄해서 앞으로 더 승승장구할 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외에는 

사실 눈에 잘 보이는 배우는 별로 없기는 하다. 

그럭저럭 

킬링 타임 용으로는 적절한데 이게 크게 재미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저

시간이 남거나 시간을 죽여야 할 때 틀어주면 별 군소리 없이 볼 거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만화같은 연출이어서 누가 봐도 시각 효과가 많이 들어간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예산이 부족한 건지 그러한 인공적인 장면이 너무 어색해서 드라마의 몰입을 깨뜨린다. 

연출이 

구린 건 

뭐 그래도 너그럽게 넘어가 주겠는데 각본도 그렇게 잘 쓰여진 느낌은 아니다. 어차피 웹툰 원작이어서 현실성을 기대한 건 아닌데 그래도 드라마와 만화는 근본적으로 다르기에 그런 기본적인 차이를 생각하고 각색을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우리가 그동안 만화 원작 일본 드라마를 보면서 불편함을 느낀 지점을 

이 드라마는 게으르게도 그대로 답습하는 우를 저지른다. 

일본 드라마에 환장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실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드라마 공개 전에 온라인 시사회까지 하면서 공을 들인 작품인데 완성도만 따지면 기대 이하이고 그나마 볼 만은 해서 심하게 욕을 먹지는 않을 거 같은데 인기를 막 끌 거 같은 드라마도 아니다. 

한 마디로 애매하다. 

낭만닥터 김사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그래도 김사부는 김사부가 배우 한석규라는 사람을 만났기에 가능한 부분이 있었다. 서사도 개연성도 다 말이 안 되는 일 투성이지만 한석규라는 배우가 가진 힘으로 캐릭터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알다시피 시청자들은 김사부 캐릭터에 열광했다. 

작가와 감독은 게으르지만 오로지 배우의 힘으로 밀어붙인 드라마가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역시 현실적인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만화 원작이니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걸 주인공의 카리스마로 풀어 나갔어야 했다.

주지훈

연기를 못 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우리는 모두가 안다. 주지훈이 연기를 기깔나게 잘 하는 배우 또한 아니라는 걸 말이다. 어느 정도 흉내는 내긴 하지만 카리스마나 존재감은 여전히 부족하다. 주지훈은 성실한 배우이고 인성이 좋은 배우이기에 많은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고 있지만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 하고 있다. 

주변 인물의 대사를 통해서 대단한 의사라는 인식을 강제로 주입시킬 게 아니라 주지훈이 나오자마자 이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바로 각인시켜야 했다. 드라마가 조금 엉성해도 카리스마 있는 주인공이 전체의 이야기를 사정없이 휘두르면 시청자들은 일단 이 이야기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가고 계속 보고 싶어 진다. 

이 힘없고 학벌도 안 좋은 사명감만 가득한 의사가 기존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흔들어 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이런 일이 현실에 없기 때문에 더 그러하다.

충분히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이고 응원을 하고 싶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런데 

주지훈이 그러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가진 배우인가?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런데 

주인공 만이 아니라 조연 캐릭터를 포함해도 추영우나 윤경호를 제외하면 그렇게 인상적인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는 게 문제다. 나는 그나마 참고 2화까지 보았는데 추영우와 윤경호가 아니었다면 1화에서 아마 하차했을 거다. 

생각해 보면 최근에 가장 인기를 모은 의학 드라마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 역시 결국 캐릭터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 나갔고 그로 인해 전국민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다시 봐도 슬의생의 캐릭터 빌드업은 레전드 수준으로 잘 된 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드라마의 전개 자체가 지나치게 뻔하고 의학 드라마라면 의례히 예상되는 이야기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모든 게 더 예상 가능하고 빌런이나 구조 자체가 의외인 지점이 하나도 없다. 하나도 새롭지 않은 이야기를 굉장히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하고 있는데 시각 효과는 구린 수준이고 연출도 기대 이하인 데다가 각본도 하품이 나올 정도로 뻔하다. 

특히 

주인공을 도와주는 의사들의 별명을 항문이나 조폭으로 부르는 지점도 너무 시대착오적이어서 황당한데 재미까지 없다 보니 작가의 감각을 다시 한 번 의심하게 된다. 요즘 누가 저런 말도 안 되는 별명으로 사람을 부르나. 

특히 의사같은 전문 직종을 말이다. 

작가가 일본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느낌도 나는데 모든 설정과 인물들의 등장 방식이 너무 일본 드라마같아서 불쾌할 정도다. 애초에 소재 자체도 비슷한 거 같은데 이렇게 이야기 구조까지 그대로 답습하는 건 게으르다는 비난으로도 모자를 정도로 실망스럽다. 

참고할 게 더럽게 없어서 일본 드라마를 참고하는지 이해가 정말 안 갈 정도다. 

그러나

또 거슬리는 문제는 의학 드라마인데 수술하는 장면에서 긴장감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다. 환자의 생명이 오락가락하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아무런 긴박감을 느끼지 못 한다. 지금까지 의학 드라마를 어느 정도는 많이 보았다고 자부하는데 이렇게까지 심심한 수술 장면을 보여주는 의학 드라마는 또 태어나서 처음이다. 

최근 들어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완성도나 재미가 과거에 비해서 많이 부족한 듯한 인상을 받는다. 

실제로 

요즘은 공중파나 케이블 드라마보다 넷플릭스 드라마들이 크게 주목을 받고 있지도 못 하고 있고 그래서인지 화제성도 별로 없다. 최근 몇 년만 해도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한다고 하면 대중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는데 요즘은 공개가 되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이 정도면 넷플릭스 코리아 내부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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