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나는 일단 보고는 싶다
과연방영을 할 수 있을까
싶은 드라마가 있다.
심지어 신원호 사단이 만든 드라마 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공개 일정이 불투명하다. 제작 전만 해도 공개만 하면 이미 어마무시한 성공을 거둘 드라마로 이름을 알린 작품인데 뜻하지 않은 현실 앞에서 드라마가 과연 제대로 방영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지금의 상황으로 인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존경심과 호감도가 많이 하락한 건 사실이다.
아니
오히려
부정적인 여론이 훨씬 더 높아진 게 맞다.
특히
우리 나라는 유독 전문직에 대한 선망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외국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으나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모두가 선망하는 건 굉장히 기묘한 현상이다. 특히 의사들을 미화하는 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보아오던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전문직이 있으나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 아래에서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함께 만든 슬기로운 의사생활 세계관은 현실적이지는 않으나 의사들을 미화하고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다. 당연히 우리 나라는 물론 동양권에서는 굉장히 성공을 거두었고 스핀오프 시리즈가 나오게 된다.
바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나도 기대를 한 드라마이고 원래 대로라면 2024년 5월에 첫방송을 탔어야 했다.
이미 촬영을 다 마친 드라마이고
성공만이 보장된 드라마인데 지금 상황만 보면 어떻게 될 지 감을 잡기가 어렵다. 심지어 2025년에도 공개를 과연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드라마는 시의적절함이 중요한데 만약에라도 2026년으로 넘어가게 된다면 손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외국에서만 먼저 공개를 하거나 아니면 넷플릭스에서만 공개하는 방식으로 변경이 될 거 같기도 하다.
애초에
방송사에서 공개하기는 광고주들에게도 부담이고 광고를 선뜻 주기도 애매한 형국이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은 외국에서만 공개하거나 아니면 넷플릭스에서만 공개를 하게 되는 건데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한국에서는 논란이 될 지는 몰라도 나름 시장이 큰 아시아 시장을 보고 제작비를 보전하는 형식으로 드라마를 아예 사올 수도 있어 보인다.
아직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 아마 올해 상반기까지도 편성을 확실히 정하지 못 하면 최악의 시나리오도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이 드라마를 보고 싶기는 하다.
사실 왜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는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그 기저에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가지는 고정 관념이 한 몫 단단히 한다는 인상이다. 모든 직업을 동일선상에서 보지 않는 우리 나라의 폐해라고 할 만하다.
하긴
생각해 보면
의대생이 술에 취한 상태로 강물에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대생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많은 국민들의 추모를 받기도 하는 게 대한민국이다. 특히 의대생이라는 이유로 강간을 저질러도 미래가 창창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감형을 받기도 하는 게 우리 나라의 법치주의의 현실이다.
그런 나라에서
의사들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일이 일어났으니 생각보다 파급 효과가 큰 건 당연하다.
의사들이 환자들의 목숨을 본인의 밥벌이보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니!
조금만 고민해 봐도 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인데 사람들은 이 당연해 보이는 사실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의사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믿어오던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사실이며 의사들은 환자의 목숨이 돈보다 더 중한 사람들만 할 수 있다고 착각하던 사람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의사들도 사람이다.
사람은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는 돈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공부 잘 하고 똑똑한 사람들이 업무 강도가 높고 위험 부담이 큰 의사라는 직업을 택한 건 생명을 구하겠다는 사명감 보다는 돈을 많이 벌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러나 이 당연한 일이 한국에서는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그만큼 의사라는 직업의 미화 수준이 심각했다는 이야기다.
의사도 돈을 사랑하며 나 역시 그러하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이라고 의사보다 돈을 덜 사랑할까.
어찌 보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서 가지는 굉장히 편향적인 이미지가 지금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초에 의료도 사람이 하는 행위로 사람의 목적과 의도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의사도 돈을 벌어야 하며
오히려 돈에 더 연연하는 사람들이 의사다.
그런 의사들이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선한 양의 가면을 쓰고 살아 오면서 많은 혜택과 존경을 받았는데 그게 이번에 와장창 깨진 거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인들에게 만큼은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이래서 세뇌가 무섭다.
외국의 의학 드라마만 봐도 의사들은 직업이 특수성을 제외하면 남들처럼 살아가는 모습이 나온다. 다들 범죄도 저지르고, 바람도 피우고, 심지어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수술실에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기회로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보다 더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차원에서 말이다. 그 동안 너무 미화되었고 쓸데없이 존경을 많이 받고 있었다.
의사라는 직업은 굉장히
힘든 일이지만 그만큼 보상도 크다.
어느 직업이 그렇지 않을까.
나는 오히려 제작사나 방송사나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 이 드라마 방영을 강행하고 그러고 나서 대중의 질타를 받거나 아니면 칭송을 받거나 했으면 한다. 영화도 아니고 드라마를 이런 식으로 질질 끄는 건 영리한 전략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거야 말로 회피형 아닌가.
직업에 대한 미화는 상관없는데 그걸 대중들이 받아 들이는 수준으로 해야지 거의 동화 수준으로 각색하는 일이 아마 이제는 없어지지 않을까. 신원호 사단도 이 사단을 보고 어느 정도 정신을 차렸으면 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얼마나 의사라는 직업을 미화했는지 한 번 보고 싶기도 하고 이번 기회를 통해서 의사라는 직업의 가면이 조금 벗겨지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오히려
이렇게까지 편성을 미루면
되려
얼마나 의사를 심각하게 미화 했으면 저렇게까지 회피하는 건지 의심이 들 정도다.
정말 적당히 좀 하자.
신원호 사단은 응답하라 시리즈만 봐도 엘리트 집단을 미화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느껴지긴 하는데 이제 시대가 변했다.
아마 이번 사태로 절실하게 알게 되지 않았을까.
그래도 드라마는 보고 싶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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