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넷플릭스 드라마 사나운 땅의 사람들 후기

 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추천 사나운 땅의 사람들 후기 

드라마에 있어서 시의적절함이란 무엇인가 

미국은 역사가 굉장히 짧은 나라 중 하나다. 

미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 된 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드넓은 영토를 통일한 게 가장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은 주마다 개성이 정말 대단하다. 승무원 일을 하면서 미국의 여러 도시들을 가보았는데 방문하던 도시마다 특징이 너무 달라서 영어를 쓰는 걸 제외하면 같은 나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전반적으로 화합도 잘 안 된다. 

지금도 미국의 대선 투표 결과를 보면 지역에 따라 차이가 명확하다. 

지금도 이러한데 통일이 제대로 되기 전 미국은 어떠했을까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말 그대로 혼란 그 자체였을 거라는 게 불보듯 뻔하다. 서부 영화가 나온 건 다 미국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야만의 시대에 총기 소지까지 자유롭다면 약탈과 전쟁이 빈번하게 벌어진 건 필연적이다.

그런 세상에서 야수가 되어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 사나운 땅의 사람들 역시 필연적으로 잔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잔인하고 현실적이어서 놀라긴 했다.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잔인한 장면을 많이 보여주긴 하는데 이게 과장되었다거나 억지스럽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미국의 초기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저 시대라면 충분히 저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저 시대에 대화와 토론으로 무언가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순수한 사람이거나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보지 않은 사람일 테다. 

살인을 저지르고 누구 하나 죽여 땅에 묻어도 처벌을 받지 않는 시대였다 보니 사람을 죽여 놓고도 당당하며 그러다 보니 모두가 총을 들고 자신을 지킬 수 밖에 없는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아들을 데리고 도망을 가는 어머니이자 여성이 온전하게 그리고 무사하게 탈출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이다. 

탈출극만큼 재미있는 게 없고 그 배경이 잔인하다면 재미는 배가된다.

이 드라마 역시 그러하며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완성도도 괜찮은 편이고 중간 중간 좀 늘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정주행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다만, 감정 이입을 할 만한 인물이 크게 많지가 않고 주인공들을 너무 현실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다 보니 시대성은 획득하였으나 캐릭터들의 매력은 끌어내지 못했다. 

그래도 핵심 인물이라면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애초에 과도하게 화장까지 해서 나올 필요까지는 없으나 그래도 얼굴은 제대로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러다 보니 누가 누구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게다가 주요 인물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 주인공이 누구인지도 헷갈릴 지경이다.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가 나쁘지는 않은 편인데 캐릭터 중에서 매력적인 인물이 부족해도 너무나 부족하다. 탈출극이 재미가 있으려면 탈출하는 즉 도망치는 사람이 매력적이어서 시청자들이 여기에 감정 이입을 해야만 가능하다.

내가 응원하는 주인공이 제발 악당들에게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야 하는 거다. 

그렇다고 도망자가 무조건 선하거나 착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사람을 죽이고 도망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사람을 죽였다는 자체가 용서받기 힘든 범죄이기에 그러하다. 선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을 죽였지만 응원하고픈 마음이 들어야 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 나오는 아들 딸린 어머니는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이 여자가 잡히는 걸 원하는 건지 아닌지 헷갈린다. 

게다가 어머니를 도와주는 거친 남성 역시 별달리 매력을 모르겠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은 매력적이고 흥미로운데 드라마를 멱살 잡고 이끌고 갈 인물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시청자 역시 길을 잃고 방향성을 잃는다. 순간 내가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인지 착각이 들만큼 그 누구에게도 감정 이입을 하기 힘들다. 

그 순간 드라마는 실패한다. 

재미면에서 특히 그러하다. 

게다가 요즘 시대에 이런 극 사실주의 서부극 같은 영화를 누가 보나. 솔직히 말해서 미국 사람들도 이런 후지고 오래된 이야기는 별로 궁금하지 않을 거 같다. 

갑자기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파 앤드 어웨이(1992) 같은 작품이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건 우리 입장에서는 크게 매력이 없다. 험난한 시대였으나 신나고 재미있는 금광 발굴 이야기가 그리워지는 건 그래서다. 그 시절의 현실보다는 낭만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더 많기에 그러하다. 

우리가 그 시대의 사실성을 알아서 뭐 하겠나.

이야기는 신나고 재미있으면 그만이다. 

그런 면에서 이 드라마는 완성도 면에서는 성공했으나 재미 면에서는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보는 사람마다 평가와 생각이 다르긴 하겠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서는 크게 매력을 찾기 어려운 작품이었다. 

그래도 나름 볼만은 하고 잔인한 부분이 있어서 취향이 맞다면 재미있게 볼 수는 있을 거다.

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일본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 후기

타카노 만큼이나 무능한 드라마 인기 만화 원작의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가 2화까지 넷플릭스에서 공개 되었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1화만 보자 싶었는데 47분 내외의 1화도 다 보기가 곤혹스러웠을 정도로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보면서 만화 원작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만화 원작이었다. 일본은 만화를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만화에 충실하다가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를 말아 먹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이게 방송사나 PD의 문제라기 보다는 원작자의 입김이 강한 일본 만화 업계의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일본은 원작자의 힘이 강력한 나라 중 하나이기에 만화의 내용을 하나라도 제외하거나 변경하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서 우리 나라의 영화 감독 봉준호 조차 일본 유명 만화가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걸 포기한 전적이 있을 정도인데 영상과 만화는 다르다는 점을 원작자들이 이해해줄 리가 만무하고 어느 정도 표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타협하기가 불가능하기에 지금처럼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나오게 된 게 아닐까 혼자 상상만 해본다. 정확한 건 내부자들만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는 시종일관 만화 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대사 그리고 연출까지 만화를 그대로 옮긴 듯한 인상이다. 안 좋은 점이라면 이게 긍정적인 효과를 전혀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릭터는 단순하고 이야기 전개도 유아적인 수준이기에 차라리 20분 내외의 시트콤처럼 가볍게 저예산으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별 거 없는 이야기를 47분 분량으로 만들다 보니 이야기는 늘어지고 캐릭터의 매력은 사라지고 드라마의 재미도 가라앉는다.  애초에 완성도가 높은 일본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인데 일본 드라마 중에서 볼만한 작품은 방송사 작품이 아니라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작품이 오히려 많기는 해서 그 괴리가 너무 크기에 이 정도면 방송사 드라마 작품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최근에 보면서 만...

일본 드라마 사자의 은신처 후기

다소 뻔하지만 볼만한 가족 드라마 일본 드라마를 즐겨 보지는 않으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거나 극본이 좋으면 보는 편인데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간니발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야기라 유야가 주연을 맡은 금요 드라마 사자의 은신처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길래 호기심에 감상을 해 보았는데 주말 가족 드라마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스토리 자체가 좀 평이한 편이어서 크게 만족하지는 못 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1화 정도만이 공개 되었는데 무언가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같은 느낌이 드는 데다가 이야기가 전개 방식도 조금 식상하긴 해서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 했다. 거의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생 미치토를 돌보다시피하는 히로토가 결국 라이온을 경찰에 맡기지 못할 거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갑자기 횡단보도에서 포효하며 달려가는 모습은 너무 오버스러워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유독 일본에서 대안 가족 소재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나오는 느낌인데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 되는 일본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일본은 우리 나라보다 출산율이 훨씬 더디게 무너지고 있는데 문제는 출산율 자체가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안 되는 환경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도 정부나 지방 자치 기관에서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생각보다 방치되고 학대 당하는 아이들이 분명히 많을 거라고 생각 한다. 보통 아이들은 목소리를 내기가 힘드니 결국 죽거나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야 세상에 알려지고는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 나라에서 언론이나 영상 매체에서 가출 팸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만하다.  투표권도 없고 나이도 어려서 존재감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 다룰 때에 항상 범죄 관련 이야기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청소년들은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에 뛰어 들어 가해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의 길 밖에 남아...

티빙 드라마 스터디그룹 후기

 픽팍의 드라마 리뷰  티빙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추천 스터디그룹 후기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보고 나서  바로 시작하게 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스터디그룹. 공교롭게도 둘 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그러니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재미 면에서만 본다면 스터디그룹의 압승이다.  다소 거친 느낌이 드는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게 바로 오리지널의 맛이 아니겠나. 수위나 소재를 생각한다면 전파를 타기 힘들어 보이긴 하는데 원래 티빙 오리지널 작품들은 공개 이후 TVN에서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어느 정도 편집 과정을 거친 이후에 방송을 타게 될 거 같기는 하다. 전혀  잔인한 소재라는 생각이 안 들긴 했는데 대사에 ㅅㅂ이 정말 많이 나오는 데다가 폭력 수위가 상당해서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다.  아주 잘 만들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사실 안 드는데 원초적인 재미를 제공해 준다. 특히 주인공 윤가민의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하다.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지훈에게 거의 무매력을 느끼고 나서 이 드라마를 보니 황민현이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황민현은 연기력이 좋다기 보다는 캐릭터에 찰떡인 느낌이기도 하다. 배우 자체가 윤가민 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그런 시너지 효과도 절대 무시하지 못 한다. 마치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와 덕선의 캐릭터가 거의 동일 인물인 것처럼 보인 것도 이와 비슷한 이치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황민현의 연기력이 아주 좋다고 보긴 어려우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연기력을 커버해 주기에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뭐 막말로 황민현이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드라마가 워낙 호흡이 빠르고 거칠어서 크게 무리가 없다.  어찌 보면 연출이 모든 걸 보완해주는 구조다.  이장훈 감독의 연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