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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지옥 끝까지 데려간다 후기

 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넷플릭스 TBS 일본 드라마 추천 지옥 끝까지 데려간다 후기 

또 하나의 허접한 드라마 

가끔 생각한다.

일본은 왜 이렇게 허접한 드라마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걸까. 

우리 나라 일일 드라마와 비슷한 수준의 짧은 드라마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조금은 궁금할 정도다. 이걸 과연 재미있게 보는 사람들이 있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사람이기에 눈이 있고 마음 속으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러다

문득

영국에서의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 나라는 아직 슈퍼마켓 별로는 계급의 차이가 그다지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국은 오래 전부터 계급 사회였기 때문에 우리 나라처럼 계급 구분이 모호하지 않다. 사회학자들은 우리 나라가 아직 계급화가 일본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어서 오히려 사회 갈등이 많다고 지적하시던데 잘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무슨 말인지 어렴풋이 감은 온다. 

인스타그램만 봐도 나와 비교도 안 되는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부를 과시하면 계급 구분이 확실한 나라들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봐서 따라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경제력이나 소비 수준이 한참 못 미치는 현실은 직시하지 않고 월급을 다 써서라도 아니 빚을 내서라도 명품을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생각해 보면 

한 때 일본도 그런 명품 소비가 유행해던 시기가 있었다.

특히 버블 시기에는 모두가 부자가 될 거라는 착각을 일본인들도 하던 시절이었다. 

우리 나라는 아마 그 단계는 서서히 통과하고 있기는 한데 그런 식으로 계급의 차이를 알게 모르게 사람들이 인식하면서 그런 부분에서 사람들이 아예 포기하기 시작하는 게 어느 정도 사회가 안정되어가는 징조라고 하시던데 내가 사회학자는 아니어서 100% 이해하고 있는 건지는 조금 의문이다. 

영국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하면. 

우리 나라는 백화점에서 과일을 사는 사람과 마트에서 과일을 사는 사람의 부의 측면에서 보면 계급 차이가 확실한 편이다. 

하지만 영국은 백화점은 물론 마트에서도 계급 차이가 존재한다. 

한 마디로 부자들이 자주 가는 마트와 서민들이 자주 가는 마트가 확연하게 구분되어 있고 이게 생각만큼 소비자 층이 잘 섞이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마크 앤 스펜서라는 영국 마트 체인이 있다.

내가 살던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도 있어서 종종 가고는 했는데 고급 물건들이 많고 일반 상점에서는 잘 안 들어오는 귀한 물품들을 자주 구비해 놔서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방문하기는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체인은 영국에서 만큼은 아무나 갈 수 있는 마트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물건 가격이 굉장히 비싸기도 하고 진열도 깔끔하다.

생각해 보면 홍콩 지점도 직원들이 항상 물건을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다른 저가 마트처럼 매장 안에 빈 박스가 널부러진 채로 관리가 되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안에서 소비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수익이 있는 사람들이다. 

나야 뭐 뭣도 모르고 소비를 한 것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반면

세인즈버리스나 알디라는 마트가 있다.

알디는 호주에도 있어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친숙한 마트 브랜드인데 워낙 저가로 유명하다. 당연히 진열도 엉망이고 물건의 상태도 애매하다. 하지만 두 군데에서 다 사 먹어본 바로는 품질의 차이는 확연하게 나지는 않는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한 판단이다. 

드라마도 비슷하다. 

다 같이 불륜 소재를 다뤄도 고급스럽게 보이는 작품이 있고 누가 봐도 삼류 드라마처럼 보이는 작품이 있다. 특히 통속적인 소재를 다루려면 디테일을 끌어 올려야 작품의 수준이 올라간다. 

한 마디로 포장지가 예뻐야 한다. 

같은 복수 소재이지만 연출과 세트 장면 그리고 음악에서 고급화를 추구하면 사람들은 그 작품을 무시하지 못 한다. 아무리 같은 소재라고 해도 완성도가 다르면 드라마의 재미가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역시 돈이 많이 들어간다.

알맹이는 복수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돈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작품의 평가가 확연하게 갈린다. 아니 오히려 삼류 드라마는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 한다. 그만큼 대중의 입에 오르내릭 확률이 줄어들기에 그러하다. 아무도 일일이나 주말 드라마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어차피

본질은 어차피 큰 차이가 없다.

복수극은 어차피 

그 동안 지겹도록 가해자에게 당한 피해자가 절치부심하여 복수를 하는 이야기다. 

드라마 지옥 끝까지 데려간다는 그 동안 우리가 흔히 보아온 여성 복수극과 크게 차이가 없다. 가해자의 집에 몰래 잠입하여 가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앗아가려는 주인공이 나온다. 현실에서라면 불가능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부분이고 복수극에 환장하는 시청자들이 많아서 복수는 생각보다 드라마 소재로 자주 나온다. 

특히 

이 드라마는 가해자의 살인과 범죄를 너무 만화처럼 허접하게 다루고 있어서 그 안에서 감정을 잡고 연기하는 배우들이 안쓰러울 정도다. 

하지만 

드라마를 보면서 영국 맨체스터 알디 상점 바닥에서 보았던 널부러진 빈 박스와 잡동사니들이 떠오른다. 

무언가 정돈되지 않았고 수준도 한참 낮아 보인다. 

아무리 핵심이 비슷하다고 해도 돈이 얼마나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이 정도로 결과물이 차이가 난다면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작품을 보고 싶기 마련이다. 이제는 감상하는 드라마 안에서도 사람들의 재산 수준에 따라 보는 작품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미국만 봐도 구독료를 따로 내야만 하는 HBO나 넷플릭스 그리고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작품들의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과거처럼 공중파에 앉아서 같은 작품을 보는 시대가 아니다.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미국도 OTT들이 인기 스포츠 생중계 방영권을 독점하면서 이전처럼 서민들은 인기 스포츠 경기 역시 마음대로 보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느리지만 우리가 생각하지 못 하는 사이에 드라마 산업 내에서도 계급화가 진행되고 있다. 

조금 황당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제 내가 어린 시절처럼 학교에 가서 어제 뭐 봤어? 같은 이야기를 하면 못 알아 듣는 사람이 분명 있는 시대다. 재미없어서 안 본 게 아니라 구독료를 낼 만큼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못 보는 사람들이 분명 있고 그런 의미에서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은 이미 과거가 되었다.

이런 계급화가 단순하게 나쁘다기 보다는 우리가 인지하지도 못 하는 사이에 일어난다는 점이 조금 소름끼친다. 

수준 낮은 드라마 하나 보고 과하게 이야기한다고 할 수도 있는데 뭐 틀린 말도 아니긴 하지만 생각이 많아지긴 한다. 

그래도 이 드라마는 정말 재미없고 못 만들었다. 

이 정도면 돈을 길바닥에 버리는 수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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