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재간은 좋으나 골을 못 넣는 축구 선수
결국 큰 줄기의 이야기를 그다지 매력적으로 그리지 못하고 있다.그냥 생각없이 보면 재미는 있는 드라마여서 계속 보게 되기는 하는데 꼭 다음 화를 봐야 할 필요가 그다지 없다고나 할까. 그래도 시청률이 높은 이유는 역시나 재미있기 때문일 텐데 이 작가 님의 스타일 자체가 핵심 이야기 자체가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데에 있다.
아무리 세세한 이야기가 괜찮다고는 해도 결국 드라마는 호흡이 긴 이야기여서 핵심 줄거리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시청자들을 끝까지 잡아 두지는 못 한다.
아마 그러한 연유로 시청률과는 무관하게 화제성이 크게 높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시청자들이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 별로 할 이야기가 없다는 점인데 나는 아마도 이게 박지숙 작가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미래에는 작용할 확률이 높다고 본다.
드라마는 시청률도 중요하지만 반복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면 화제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재미없다고 굳이 언급을 하는 자체도 어찌 보면 대단한 화제성이라고 할 만하다. 정말 재미가 없고 관심이 없는 드라마라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재미없다고 언급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재미있어서 챙겨 보기는 하였는데 갈수록 작가의 철학이나 주제가 별로 보이질 않는다. 이런 저런 자극적인 소재는 다 끌고 와서 이야기 안에 녹여 내긴 하는데 철학이 없고 기준이 없다 보니 그러한 주제 역시 휘발되어 사라진다. 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다 보니 드러나는 문제인데 그럴 거면 이 소재를 왜 끌어 왔는지가 더 의문일 정도다.
어느 정도 대단한 재능인 건 맞으나 레전드 반열에 오르기에는 역량이 부족해 보이긴 한다.
드라마 자체가 그냥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라고 한다면 크게 할 말은 없고 박지숙 작가의 필력은 대단한 수준이라는 점 역시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무언가 애매하다.
사건 사고가 굵직한 드라마라고 보기에도 미약하고 그렇다고 로맨스 서사가 강한 것도 아니기에 무언가 심시만 지점이 있다. 그러다 보니 굳이 다음 화가 궁금하지 않다. 나는 드라마 보다가 하차하는 순간이 다음 화가 전혀 궁금하지 않은 바로 이 순간인데 그러면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가 없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나에게 최악의 영화는 다름 아닌 중간에 시간을 확인하게 되는 영화다. 그 역시 다음 내용이 궁금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현상인데 그렇게 되면 극장이라면 버티긴 하지만 OTT 환경이라면 바로 채널을 돌려 버린다.
옥씨부인전은 분명히 재미있고 나름 잘 만든 드라마이긴 하지만 종영하고 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있고 좋은 드라마였다고 화제가 될 만큼은 아닌 듯해서 조금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다음 화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아니면 좋은 드라마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게 작품성이 괜찮느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드라마가 재미없으면 다른 선택지가 너무나 많은 시대가 아니던가.
심지어 드라마 보면서도 스마트폰으로 다른 일을 하는 게 너무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이야기로 매력을 얻지 못하는 드라마의 존재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곧이어 주말 드라마 대격돌이 시작되는데 과연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