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시청시간보다 중요한 건 역시나 화제성
어디나 비슷하다.드라마 제작이 계속되려면 시청시간이 중요하다.
그러나 최근 OTT 드라마들은 시청시간을 제대로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 그나마 넷플릭스는 아무래도 업계 1등이다 보니 공식적으로 시청 시간을 공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시청 시간이나 시청자 수를 조사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공개는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애플 티비 플러스처럼 시장 점유율이 크지 않은 경우는 더 그러하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대충 수치를 알고 있겠지만 이걸 대중들에게는 잘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만큼 수치가 미미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업계 1등인 넷플릭스에 비하면 저조한 게 사실이고 아무래도 비교가 되기에 그런 듯하다.
민간 조사업체에서 조사를 하기는 하지만 추측성에 기반한 자료가 많아서 정확한 통계 자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꽤나 근사한 수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드라마 파친코는 한국에서 만큼은 홍보도 많이 하고 화제도 어느 정도는 되고 있으나 냉정하게 보면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드라마라고 보기는 어렵다. 드라마를 감상한 평론가들은 무조건 호평을 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내용이 너무 정적인 데다가 일본에 사는 한국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인지 소재나 장르 면에서 전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이번 시즌2는 아쉽게도 한국에서조차 크게 화제가 되지는 못 했다.
나는 일부러 애플 티비 플러스를 구독해서 전체 회차를 다 챙겨 보았는데 재미와 완성도 면에서 시즌1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워서 더 안타까웠다. 작품의 수준이 굉장히 높은 드라마 중 하나인데 시대극이어서 생각보다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는 데다가 갈수록 이야기가 방대해지기에 애플 입장에서도 완성도만 믿고 시즌을 계속 이어가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제 파친코 시즌2 가 마무리가 된 지도 한참이 되었으나 아직 시즌3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어 나같은 드라마 팬들은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특히 크리에이터인 수 휴가 시즌3 제작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터뷰한 게 알려지면서 팬들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청시간이나 시청자 수보다 더 안타까운 게 있다.
미국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들의 작품성을 드러낼 수 있는 미국의 주요 시상식에서도 드라마 파친코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청시간이 잘 안 나와도 평단의 주목을 받거나 관심을 받으면 굵직한 에미나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후보로 지명되며 화제가 될 수 있을텐데 파친코 시즌2는 이상하리만치 소리소문없이 묻히고 있다.
이 정도로 묻힐 드라마가 아니기에 더 실망스럽다.
이에 대해서 파친코 제작진들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은데 그러다 보니 애플도 이 드라마를 계속 만들어야 할 명분이 없기는 하다. 시청 시간이 조금 안 나오더라도 평단의 극찬을 이끌고 관심을 받으면 그걸 믿고 후속 시즌을 만들어 볼 용기를 내어 돈을 투자해 볼 수도 있을 텐데 시청시간도 그다지 잘 안 나오고 평단의 반응도 미적지근하다 보니 어쩔 수 없지 않나 싶다.
이번 시즌 에미나 골든 글로브 후보 면면을 보면 파친코 시즌 2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 드라마가 아닌 이상 평단에서도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계속 언급하는 게 의미가 없어 보인다.
공허한 외침이랄까.
아무래도 아시아인들이 중심이 된 드라마로 일본 배경의 드라마 쇼군이 모든 주목을 가지고 가면서 파친코는 상대적으로 밀리는 모양새인데 그런 면에서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작품 자체가 자극적이고 주목을 끌기 어려운 건 사실이어서 뭐라고 변명의 여지가 없기는 하다.
이런 걸 보면 영화나 드라마나 완성도가 아주 높다고 해서 항상 흥행하는 건 아니라는 진실이 다시금 뼈저리게 다가온다.
애플이 돈 버릴 생각하고 시즌3라도 만들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해주었으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애플도 결단을 내리기 힘들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이 드라마를 이렇게까지 진지하게 만들었어야 했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드라마를 재미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소재 자체가 진입 장벽이 큰 편인데 제작자의 완벽주의 덕분에 더 접근하기 힘든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제작자도 그리고 시청자들도 인식하지 못 하는 사이에 범접하기 힘든 고급 드라마가 되었다.
사실 드라마 파친코가 정말 소화하기 어려운 드라마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드라마를 봐야 할 일반 대중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이미 게임이 끝난거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다수의 대중들은 가볍게 먹을 팝콘을 원하는데 갑자기 고급 프랑스 요리인 거위 간 요리가 나왔다면 이 요리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시도하지 조차 않을 거다.
그런 면에서 대중성과 상업성을 동시에 잡는 일은 참으로 어렵다.
그 두 개를 완벽하게 해내는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신의 경지에 다다른 거라고 보는 게 더 타당해 보일 정도다. 안타깝게도 파친코는 작품성 면에서는 완벽한 작품일지 모르지만 대중성에서 만큼은 운이 조금 없었다. 나는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점유율이 바닥인 애플 에서 방영된다는 약점도 있었고 결론적으로는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는 점 역시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 모든 악조건을 고려하더라도, 애플에서 결단을 내려 회차를 조금 늘리더라도 시즌3를 만들어서 이야기의 마무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만 보면 파친코 시즌3의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긍정적인 소식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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