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오징어 게임2 천의 얼굴 배우 노재원

픽팍의 배우 이야기 

과연 천의 얼굴 

남규 역할을 맡은 노재원 배우에 대한 언급이 많이 없기는 한데 나는 최근 본 드라마 거의 모두에서 이 배우의 얼굴을 본 터라 따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마를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많이 보지만 드라마를 열광적으로 보는 사람들보다는 많이 보지 않기에 노재원 배우가 이렇게까지 눈에 들어온 게 우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드라마 좀 본다는 사람들은 노재원 배우에 대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고 있다. 

말 그대로 천의 얼굴이다. 

연기 잘 하는 배우는 두 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하나는 배우의 매력을 해당 캐릭터에 입히는 사람 그리고 나머지는 아예 해당 캐릭터가 되어 버리는 사람이다. 송강호가 전자라면 노재원 배우는 후자라고 할 만하다. 

특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그리고 최근에 공개가 된 오징어 게임 시즌2 에서 보여준 모습을 떠올려 본다면 배우 노재원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생각해 보자면 주연급 배우로 비슷한 역할을 연속적으로 맡을 수 있는 스타 배우를 제외하고 조연부터 시작하려면 어느 정도 연기의 폭이 넓긴 해야 한다. 말 그대로 배우 변우석이나 박서준이 주구장창 멜로 캐릭터를 맡아도 10년이나 20년 연기를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조연 배우 입장에서 그렇게 한정된 캐릭터 안에 함몰되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심지어 그렇게 잘 나가던 스타 배우들이 중년 이후 배우 활동을 못 하는 건 주연을 하고 싶은 욕심도 한 몫 단단히 하겠지만 조연을 하고 싶어도 연기력이 안 되기에 더 그러하다. 최근 배우 차승원이 주연에 대한 욕심을 내려 놓고 누구보다 다작을 하는 건 아니 할 수 있는 건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그 누구보다 좋기에 그러하다. 

하지만 주연을 하던 배우가 갑자기 조연을 하기란 참 힘든 일이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에 거의 꼭 나오는 배우 이정은만 봐도 조연 배우의 생명력이라는 건 결국 존재감도 존재감이지만 뛰어난 연기력이 기본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배우들은 본인이 스스로 무덤을 파지 않는 이상 쉬지 않고 연기를 하며 커리어를 쌓아 나간다. 

오히려 애매한 연기력의 주연 배우들이 오래 배우 활동을 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 노재원은 꽤나 오래도록 볼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 번도 비슷한 배역을 맡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캐릭터를 찰떡같이 연기한다. 게다가 그러한 캐릭터들이 다 하나같이 뇌리에 강하게 남는다. 

나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처음으로 이 배우 분을 보게 되었는데 고시생의 입장을 그 누구보다 잘 표현해서 감동적이었다. 나는 살면서 한 번도 고시를 준비해 본 적이 없으나 이 분들이 느끼는 부담감이나 무력감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경찰을 연기 하셨는데 현실에서는 절대 보기 힘든 인간적인 경찰이지만 그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를 누구보다 설득력있게 표현하시는 거 보고 생각 이상으로 장수하고 크게 될 배우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자세히 보면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조연 배우들은 은근히 오래도록 살아 남는다. 

어쩌면 우리도 이제 노재원 배우의 이름을 기억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일본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 후기

타카노 만큼이나 무능한 드라마 인기 만화 원작의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가 2화까지 넷플릭스에서 공개 되었다.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로 1화만 보자 싶었는데 47분 내외의 1화도 다 보기가 곤혹스러웠을 정도로 재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보면서 만화 원작인가 싶었는데 역시나 만화 원작이었다. 일본은 만화를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만화에 충실하다가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를 말아 먹는 경우가 정말 많은데 이게 방송사나 PD의 문제라기 보다는 원작자의 입김이 강한 일본 만화 업계의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일본은 원작자의 힘이 강력한 나라 중 하나이기에 만화의 내용을 하나라도 제외하거나 변경하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서 우리 나라의 영화 감독 봉준호 조차 일본 유명 만화가의 작품을 영화화하는 걸 포기한 전적이 있을 정도인데 영상과 만화는 다르다는 점을 원작자들이 이해해줄 리가 만무하고 어느 정도 표현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타협하기가 불가능하기에 지금처럼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나오게 된 게 아닐까 혼자 상상만 해본다. 정확한 건 내부자들만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드라마 무능한 타카노는 시종일관 만화 같은 연출을 보여준다. 캐릭터에 대한 묘사와 대사 그리고 연출까지 만화를 그대로 옮긴 듯한 인상이다. 안 좋은 점이라면 이게 긍정적인 효과를 전혀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캐릭터는 단순하고 이야기 전개도 유아적인 수준이기에 차라리 20분 내외의 시트콤처럼 가볍게 저예산으로 만들었어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별 거 없는 이야기를 47분 분량으로 만들다 보니 이야기는 늘어지고 캐릭터의 매력은 사라지고 드라마의 재미도 가라앉는다.  애초에 완성도가 높은 일본 드라마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인데 일본 드라마 중에서 볼만한 작품은 방송사 작품이 아니라 넷플릭스나 디즈니 플러스 작품이 오히려 많기는 해서 그 괴리가 너무 크기에 이 정도면 방송사 드라마 작품에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최근에 보면서 만...

일본 드라마 사자의 은신처 후기

다소 뻔하지만 볼만한 가족 드라마 일본 드라마를 즐겨 보지는 않으나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거나 극본이 좋으면 보는 편인데 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간니발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야기라 유야가 주연을 맡은 금요 드라마 사자의 은신처가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길래 호기심에 감상을 해 보았는데 주말 가족 드라마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스토리 자체가 좀 평이한 편이어서 크게 만족하지는 못 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1화 정도만이 공개 되었는데 무언가 전형적인 가족 드라마같은 느낌이 드는 데다가 이야기가 전개 방식도 조금 식상하긴 해서 크게 재미를 느끼지는 못 했다. 거의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생 미치토를 돌보다시피하는 히로토가 결국 라이온을 경찰에 맡기지 못할 거라는 걸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갑자기 횡단보도에서 포효하며 달려가는 모습은 너무 오버스러워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유독 일본에서 대안 가족 소재로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나오는 느낌인데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 되는 일본 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일본은 우리 나라보다 출산율이 훨씬 더디게 무너지고 있는데 문제는 출산율 자체가 아니라 아이를 낳으면 안 되는 환경에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치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나라도 정부나 지방 자치 기관에서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아서 그렇지 생각보다 방치되고 학대 당하는 아이들이 분명히 많을 거라고 생각 한다. 보통 아이들은 목소리를 내기가 힘드니 결국 죽거나 심각한 상태가 되어서야 세상에 알려지고는 하는데 그런 면에서 보자면 우리 나라에서 언론이나 영상 매체에서 가출 팸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할 만하다.  투표권도 없고 나이도 어려서 존재감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에 대해 다룰 때에 항상 범죄 관련 이야기로 들어올 수 밖에 없는데 생각해 보면 이런 청소년들은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에 뛰어 들어 가해자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의 길 밖에 남아...

티빙 드라마 스터디그룹 후기

 픽팍의 드라마 리뷰  티빙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추천 스터디그룹 후기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를 보고 나서  바로 시작하게 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스터디그룹. 공교롭게도 둘 다 웹툰을 기반으로 한 작품이다.  그러니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재미 면에서만 본다면 스터디그룹의 압승이다.  다소 거친 느낌이 드는 작품이긴 하지만 이런 게 바로 오리지널의 맛이 아니겠나. 수위나 소재를 생각한다면 전파를 타기 힘들어 보이긴 하는데 원래 티빙 오리지널 작품들은 공개 이후 TVN에서 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어느 정도 편집 과정을 거친 이후에 방송을 타게 될 거 같기는 하다. 전혀  잔인한 소재라는 생각이 안 들긴 했는데 대사에 ㅅㅂ이 정말 많이 나오는 데다가 폭력 수위가 상당해서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재미있다.  아주 잘 만들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사실 안 드는데 원초적인 재미를 제공해 준다. 특히 주인공 윤가민의 독특한 캐릭터가 주는 카타르시스가 상당하다.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지훈에게 거의 무매력을 느끼고 나서 이 드라마를 보니 황민현이 연기를 이렇게 잘했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황민현은 연기력이 좋다기 보다는 캐릭터에 찰떡인 느낌이기도 하다. 배우 자체가 윤가민 이라는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그런 시너지 효과도 절대 무시하지 못 한다. 마치 응답하라 1988에서 혜리와 덕선의 캐릭터가 거의 동일 인물인 것처럼 보인 것도 이와 비슷한 이치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황민현의 연기력이 아주 좋다고 보긴 어려우나 감독의 연출 스타일이 연기력을 커버해 주기에 크게 신경이 쓰이진 않는다. 뭐 막말로 황민현이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은 잘 들지 않는 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드라마가 워낙 호흡이 빠르고 거칠어서 크게 무리가 없다.  어찌 보면 연출이 모든 걸 보완해주는 구조다.  이장훈 감독의 연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