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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즈데이 시즌 1 후기 매력적인 별종

 픽팍의 드라마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추천 웬즈데이 시즌 1 후기 결말

팀 버튼의 강렬한 인장

별종

누구나 평범하기를 희망한다. 

남들처럼 되고 싶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남들 하는 만큼 하고 싶고

입는 만큼 입고 싶고

먹는 만큼 먹고 싶다.

이건 어찌 보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어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애초에 비교라는 자체가 나를 발전시키는 토양이 되기도 한다. 나보다 잘 하는 그리고 잘난 사람을 이기고자 노력하는 게 바로 인간이다. 

하지만 별종은 다르다.

타인에 대한 관심이 없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지 남이 잘하는 건 크게 관심이 없다. 그게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내 인생을 왜 남과 비교해서 내 스스로 비참해져야만 하는가.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내가 가진 것보다 내가 가지지 못했는데 남들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채워지 않는 열망이 가득하다.

특히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이러한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인스타그램에서 누군가 명품 가방을 들고 있으면 동시에 초라한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인간의 본성은 소셜 미디어 때문이 아니라 원래부터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 살 수 없게 세팅되어 있기에 근본적으로 인간은 불행하다.

그런 면에서 남들 눈치 안 보는 별종들이 가끔 부러울 때가 있다. 

남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나조차 가끔 내가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거나 혹은 일반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고 느껴지면 갑자기 우울해진다. 마치 그들이 정답인 인생을 살고 있는 거 같은 생각이 들며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게 된다. 

그런 와중에 웬즈데이 아담스를 만나게 되었다. 

자발적인 외톨이인 데다가 사람과의 관계에도 익숙하지 못하며 취향 자체도 극단에 치우친다. 그 누구도 웬즈데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데 웬즈데이는 진심으로 이러한 자신을 좋아하고 사랑한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한 생각 자체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웬즈데이가 빌런은 아니다. 

현실에서도 악마는 평범이라는 가면을 쓰고 활동한다. 나도 살면서 본 악마같은 사람들은 겉보기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어찌 보면 이런 사람들일수록 남들 눈에 만큼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만큼 연기를 잘하며 그러한 노력에는 분명 의도가 숨어 있다. 보통 영악하지 않고는 그렇게까지 연기를 잘 하기는 어렵다. 

드라마 웬즈데이는 별종의 이야기를 담으면서도 시의적절함을 잃지 않는다. 

별종이 주인공이지만 외롭게 따로 놀지 않으며 모두와 어우러진다. 게다가 가장 위험한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용기있게 위기를 해결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을 보며 다가올 위험을 그 누구보다 먼저 예측한다. 모두가 대충 넘어가도 될 일이라 여기는 일도 본인의 사익을 위해서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어쩌면 세상은 이런 사람들이 바꾸어 나가고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 거 아닐까. 

이 드라마는 인기 요소가 될 만한 걸 모두 다 담아내고 있다.

사랑 

우정

배신

성장

마법

몬스터 

살인

미스터리

추리 

범죄 

하이틴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이 많은 요소들을 잘 버무려 내고 있다. 이렇게까지 많은 요소들이 한 번에 들어가면 정신 사납고 복잡해지기 마련인데 이야기도 굉장히 깔끔하다. 각본이 굉장히 세련되고 영특하다는 느낌이 든다. 

팀 버튼의 느낌을 잘 살려 내면서도 모두가 만족할 만한 이야기가 나왔다. 참고로 팀 버튼은 제작자이긴 하지만 각본 작업에 세세하게 관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시즌1 으로 이야기가 마무리가 되긴 하지만서도 이 각본가들이라면 시즌2 역시 흥미롭게 만들 거라는 확신이 생긴다. 주조연 남자 배우 한 명이 불미스러운 추문으로 하차하긴 하였으나 어차피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제나 오르테가이기에 다른 조연 라인업은 바뀐다고 해도 드라마의 완성도나 재미에 크게 타격이 없어 보인다. 

하나 흠이라면 생각보다 허접한 몬스터의 시각 효과 부분인데 시즌2 에서는 조금 더 개선된 모습으로 나와 주었으면 한다. 

생각보다 더 재미있으니 안 보신 분들이라면 서둘러 감상하시라. 

그나저나 제나 오르테가는 상상 이상으로 매력이며 연기력이며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좋다. 웬즈데이를 연기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제나 오르테가를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 오를 정도로 그녀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올해 웬즈데이 시즌2가 공개되는 만큼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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