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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 후기

 여배우의 고단한 삶

과거에 대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친해진 여자 동기가 나에게 그런 말을 했다.

오빠는 남자인 게 스펙이에요.

그 당시에는 무슨 소리인가 생각을 했으나 나이가 좀 먹고 사회 생활을 하고 보니 그렇게 말한 의도가 확실하게 이해가 간다. 아니 냉정히 말하자면 그 당시에도 그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고, 나에게 비슷한 뉘앙스의 이야기를 하는 다른 여자들이 정말 많았다는 것도 기억한다. 같은 능력이지만 오직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한국에서는 불이익을 당한다.

내가 만약 여자라면 환장할 노릇 아닌가. 

다행히 나는 남자였고 그런 불합리한 일을 적어도 한국에서는 당하진 않았다. 그러다가 외국을 나가게 되면서 확실히 소수자의 입장이라는 게 무엇인지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나의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같은 기회를 가지지 못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말이다. 그리고 여자는 소수자 이상으로 피곤한 일들을 하루하루 겪어내야 한다. 

드라마에서도 적나라하게 나오지만 여자들은 숨쉬듯이 성추행을 당하지만 제대로 항변하지도 못한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티를 내면 생각이 너무 많다는 이야기를 그리고 까다롭다는 소문이 난다. 잘못은 남자가 했는데 나에 대한 소문이 안 좋아지는 신기한 일을 매일 매일 봐야 한다.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는 배우라고 해도 그러하다. 

하비 와인스타인 사태만 봐도 이해가 가지 않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여배우들도 하비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입었지만 수십년이 지나도 진실을 밝히기 어려웠다. 어찌 보면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는 나의 것에 나오는 이야기는 현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순화되어 묘사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현실은 항상 드라마보다 지독한 경우가 빈번하다는 걸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배우라는 직업은 선택을 받아야 한다. 대기업에 속하면서 일을 주기적으로 받는 직업도 아니며 누군가 나를 찾아주고 발굴해 줘야 한다. 영화 라라랜드에도 나오지만 무명 배우의 삶은 고단하다. 매일 매일 오디션을 보러 다녀야 하며 단역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오디션을 보는 장면은 영화 라라랜드를 오마주한 느낌인데 신인 배우는 말 그대로 발에 치일 정도로 많기 때문에 주목을 받기가 그만큼 어렵다. 

이 드라마는 여자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드라마이긴 하지만 배우라는 직업 세계를 나름 적나라하게 다루려는 노력이 보인다.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와서 인지 드라마의 흐름도 자연스럽고 그동안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화려한 배우들의 숨겨진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드라마 자체도 꽤나 재미있다.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으나 익숙한 이야기를 편한 태도로 하고 있다. 본인이 이 소재에 대해서 궁금했다거나 관심이 있다면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 완성도가 생각보다 높은 편인 데다가 강약 조절을 할 줄도 안다.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지나치게 심심하지도 않다. 

통속 드라마로 제대로 기능한다. 

이런 드라마를 오히려 재미없다고 폄하하기가 더 어려울 거다. 우리가 알다시피 배우의 삶은 고단하며 이 중에서 여자 배우의 삶은 더 피곤하다. 무명 배우로 살아가는 길은 더 험난한 데다가 그렇다고 성공했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미래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를 먹고 본인의 기준이 올라가면 캐스팅이 잘 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의 고단함이다.

최근 불경기로 인해 드라마와 영화 제작이 과거와 비교할 시 절반 이상으로 줄어 들면서 나름 유명한 배우들도 일이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선택을 받는 직업이다 보니 작품이 많을 때에는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 지경이었는데 이제는 드라마의 성공을 보장할 만큼의 대단한 배우가 아니고서는 입에 거미줄이 칠 지경이다. 

현실은 냉정하며 화려함이 그 직업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총평

뻔하지만 흥미롭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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