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고민
말 그대로 초등학교에 좌천된 의사의 이야기를 그리는 독특한 의학 드라마.의학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병원이 배경도 아닌 데다가 주요 인물이 의사 한 명 뿐이고 나머지는 다 초등학교 학생이거나 교사 뿐이지만 일본에 실제로 이런 제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범적으로라도 모든 초등학교에 의사 선생님이 상주하는 환경은 그야말로 꿈같은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나라는 의사 정원 늘리는 데에도 이 정도로 진통이 큰데 초등학교를 비롯해 학교마다 의사 선생님이 상주하는 나라의 모습은 어떠할 지 기대가 된다.
아이들은 많이 다치고 내 기억이긴 하지만 중학생 때나 고등학생 때에도 학생들이 잦은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정말 많았다. 심지어 내가 다니던 학교는 5층이었는데 장난치다가 떨어지는 학생도 몇명 있었고 심한 경우 자살을 선택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많이 다치는 아이들이기에 학교에 의사 선생님이 상주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을텐데 나라마다 의사 선생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복지 비용이 더 들어가서 이걸 현실적으로 할 만한 나라가 과연 있을까 싶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의사도 의사인데 학교마다 상담 선생님을 한 명씩 의무적으로 두는 조항 역시 중요해 보이는데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다루는 데에 한계점에 다다른 요즘 저출산 정책 노래만 부르면서 세금 낭비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이 든다.
드라마 방과후 의사는 그야말로 여리디 여린 초등학생들을 돌보는 츤데레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아이들이 가진 고민들을 보여주고 있다. 쓰쓰가무시 병이라던가 기면증 이라던가 아이들이 잘 모르는 질병을 통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의 말을 믿어 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아이들의 말을 믿어 주고 들어 주고 싶어도 그럴 여건이 안 되는 게 현실이고 오히려 선생님을 하시는 분들의 말을 들어 보면 아이들보다는 지나치게 간섭하고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하는 부모가 더 문제인 터라 과연 아이들만의 문제로 끝날지는 의문이다.
우리 나라만 봐도 극성 학부모 때문에 자살을 선택하는 선생님들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인데 이에 대한 대책이 전혀 없는 것만 봐도 대한민국에서 과연 누가 선생을 하고 싶어할지도 의문이다. 특히 선생님을 자살하게 만든 학부모들은 개인 정보가 전혀 드러나지 않으면서 말 그대로 있는 사람들은 무슨 짓을 해도 되는 사회로 전락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의 행태를 보면 경악스럽기 그지 없다.
학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이제 교사의 인권도 챙기면서 교육 환경을 생각해야 되는 때가 아닐까. 어찌 보면 일본의 이런 사례는 우리 나라 입장에서 보면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데 일본도 과거 우리 나라처럼 선생님들이 극성 학부모에 못 이겨 자살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하는 거 보면 우리나라는 확실히 일본을 따라가는 거 같긴 하다.
일본 드라마 특유의 교훈적인 메시지가 있는 걸 제외하면 나름 볼만한 드라마이긴 한데 그렇게 잘 만든 드라마는 또 아니어서 강력 추천할 정도는 아니다.
평점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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