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쫄깃한 전개
소리소문없이 공개가 된 드라마 나라도그랬다는 사적제재를 다루는 스페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는데 기대를 전혀 안 하고 보기 시작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괜찮았고 다음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해진 터라 매주 수요일마다 챙겨보게 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스페인 드라마가 종종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제공해줄 때가 있는데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긴 하지만 멕시코나 아르헨티나같은 나라들의 작품보다 확실히 스페인 드라마들은 완성도 면에서 비교불가일 정도로 우위에 있다.
우리 나라나 다른 나라나 사적 제재 관련으로 해서 드라마나 영화가 자주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회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어느 나라나 존재하고 특히나 요즘은 법적인 제도가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에 시청자들 역시 이런 사적 제재에 더 열광하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 나라도 아마 조만간 전세 사기 가해자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나온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텐데 현재 법적인 시스템이 새로운 범죄를 시도하는 범죄자들을 처단하기에는 미약한 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게 사적 제재 소재의 작품이기에 앞으로도 계속될 트렌드처럼 보여진다.
드라마 나라도그랬다가 조금 다른 점이라면 사람들은 자경단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사적 제재를 한 인물이 이를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는 지점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로 인해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이 사람을 자경단으로 떠받들고 있는 모양새인데 사람을 죽였음에도 그것도 세 명이나 살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 안에 있던 피해자들은 이 의문의 남성을 심정적으로 지지하게 된다.
무언가 비밀이 가득한 인물이기에 앞으로 이 남자의 존재감이 더 커질 예정이긴 한데 애초에 대중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만 듣기 때문에 의문의 남자와 경찰 그리고 이를 지지하는 버스 승객들의 관계성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적나라하게 드러날 듯하고 그게 이 드라마의 재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꽤나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나는 보면서 도대체 버스 승객을 왜 강탈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는데 스마트폰을 열고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다 이체하는 거 보면서 잠시 잠깐 소름이 돋기도 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안에 개인 정보는 물론 나의 모든 금융 정보도 들어가 있는데 드라마 보고 나서는 이게 과연 맞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누군가 칼을 들고 나에게 은행 어플을 열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돈을 다 이체하라고 한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 은행 어플은 어느 정도 이체 한도라는 것도 존재하고 있기는 한데 드라마 보면서 일일 이체 한도를 최소한으로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출금 한도도 100만원이 아닌 70만원 정도인데 스마트폰 안에 모든 정보가 들어가 있는 게 과연 편리하긴 하지만 안전한 걸까라는 의문을 강하게 품게 되었다.
조금 귀찮긴 하더라도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도 보다 더 안전하게 내 자산을 지키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과연 이제 와서 과거로 회귀하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드라마도 재미있긴 하였으나 신박한 범죄 방법으로 인해 다시 한 번 은행 어플을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차피 요즘은 온라인 쇼핑도 과거만큼 많이 하지도 않으니 과도하게 스마트폰 안에 모든 정보를 집어 넣는 일을 멈춰야 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총평
의외로 재미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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