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등장한 보석같은 애니메이션
일본에서 극찬을 받고 있는 만화 원작 애니메이션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다. 매주 새로운 회차가 공개되는데 최근 들어 넷플릭스는 애니메이션 자체 제작 보다는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독점 계약을 통해서 애니메이션을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그도 그럴 것이 그 편이 훨씬 더 제작비가 적게 들고 동시에 위험 부담도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일본의 유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과 독점 작품 제작 발표를 하면서 돈을 펑펑 쓰는 분위기였는데 최근에는 그런 프로젝트들 대부분이 취소 되고 없던 일이 되는 거 보면 돈의 세계라는 건 참 냉정하다.
그래도 이렇게 여전히 돈을 쓰는 건 전세계에는 오타쿠들이 많고 일본 만화 매니아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며 나도 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오타쿠 까지는 아니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이 넷플릭스에 새롭게 올라 오면 호기심에 한 번 정도는 보는 편인데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는 만화도 워낙에 평가가 좋아서 궁금하긴 했었다.
말 그대로 지동설과 천동설의 시대에 지동설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인데 꽤나 사실적으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보면서도 소름이 돋기도 했다. 지금이야 지구가 자전하고 공전한다는 게 지나가는 개도 알만큼 기본 상식이 되어 있으나 당시만 해도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학문과 종교가 성장했기에 지동설을 주장하는 건 내 목을 당장 참수하시오 라는 말과 거의 동음이의어였다.
그만큼 지동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형장의 이슬로 스러져갔고 지동설을 주장하는 건 아무리 그게 진실이라고 할 지라도 굉장히 위험한 행동이었다. 이거와 비슷한 이야기로 의사들이 수술을 하기 전에 손을 청결하게 하자라고 주장한 의사도 오랜 기간 동안 핍박을 받았다고 한다. 나중에서야 손도 제대로 씻지 않고 수술을 하는 의사들의 손에서 환자의 몸으로 침투한 바이러스가 감염의 원인이 되었다는 게 밝혀지기는 했으나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당연한 사실도 불순분자의 주장이 되는 게 인간 사회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지금이라고 해서 이런 일이 없는 건 아니지 않나. 요즘도 진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다. 최근에도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환경 오염 실태를 고발하고 기후 위기에 대해서 진실의 발언을 하는 환경운동가나 언론인들이 소리소문없이 먼지처럼 죽임을 당한 사례를 생각해 보면 인간에게 가장 해가 되는 존재는 결국 인간이라는 진실이 다시금 증명되고 있다.
인간이 단순히 진실을 받아 들이기 힘들어 한다기 보다는 진실을 말하면 누군가는 피해를 본다는 게 더 맞는 말이다. 즉, 진실이 밝혀지면 그동안 막강한 권력을 누린 누군가가 아니면 집단이 더 이상 그 대단한 지위를 누리기 어렵다는 말로 내가 보기에 현대의 자본주의 역시 돈을 풀다 말았다를 반복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건데 이 체제가 유지되는 걸 보면 분명히 이 시스템으로 인해 막강하게 부와 권력을 유지하는 고위층이 있다는 거고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이러한 환멸나는 악순환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는 그 당시 진실을 탐구하는 소년의 눈을 통해서 이러한 당연한 진실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이 생각보다 잔인하지만 꽤나 스릴이 있기에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을 진실 탐구의 열망으로 다가가는 데에 그 쾌감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목숨이 경각을 다투는 일만큼 스릴 넘치는 일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나.
아직 2회차만이 공개된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되자마자 호평 일색인데 4/4분기가 시작되면서 새롭게 공개되는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대거 호평을 받는 걸 보면서 일본이 만화 강국이라는 진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총평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다.
평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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