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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드라마 배드 시스터즈 후기

흥미롭지만 뻔한 이야기

존 폴은 죽이고 싶은 인물이다. 

역대 최악의 남자 캐릭터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와 보자. 존 폴이 정말 최악의 인물일까. 적어도 존 폴은 부인을 죽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으며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지도 않았다. 어찌 보면 존 폴은 그렇게까지 나쁜 사람은 아닐지도 모른다. 상대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존 폴은 평균적인 남성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남자들 중에서 제대로 된 사람들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대화를 나눠 봐도 그러하고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이야기를 해 보면 상상 이상으로 별로인 경우가 많다. 특히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는 걸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존 폴은 그 중에서 유별나게 묘사가 되었을 뿐 객관적으로 보자면 정말 최악의 남자는 아니다.

존 폴을 능가하는 남자들이 현실에서는 훨씬 더 많고 본인들이 나쁘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존 폴 역시 그러하다. 자신의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부터가 최악 중의 최악인데 이 역시 남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무의식적인 실수 중 하나다. 남자들은 조금이라도 자신이 의지하고 싶은 여성은 엄마라고 부르는 경향이 있고 이를 매우 존중이 섞인 표현이라고 착각한다. 

조금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자녀가 자폐가 걸리면 거의 대부분의 부부가 이혼을 하며 90%의 확률로 아이는 엄마가 맡는다. 남편이 불치병에 걸리면 부인은 거의 대부분 간호를 하지만 반대의 경우 남편은 이혼하거나 도망을 가 버린다. 이게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한 현실 앞에서 젊은 사람들이 연애를 하지 않고 평안한 삶을 영위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사회 시스템 차원에서라도 여성을 괴롭히는 남성들을 재기 불능할 정도의 형벌을 내려 처벌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 우리 나라 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을 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존 폴이 악인처럼 보이긴 하고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이게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거다. 남자들의 물리적인 힘은 여성들을 가볍게 압도한다. 존 폴은 입을 여는 순간부터 악취가 진동하는 남자인데 형부를 죽이기 위해 힘을 합치는 자매들의 의는 놀랍지만 과연 이게 해결책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이건 마치 도박과 비슷하다. 

손을 자르면 발로 치기 마련이고 발을 자르면 입으로 도박을 한다. 의존적인 관계에 집착하는 사람은 연애 가해자가 사라진다 해도 비슷한 사람을 다시 만나기 마련이다. 애초에 존 폴이라는 남자의 진정성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없다고 보긴 어렵다. 어떻게든 똥차만 골라서 시승을 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드라마 배드 시스터즈는 존 폴이라는 악당 형부를 죽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소동극이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벗어났으면 좋았겠으나 이미 가스라이팅을 심하게 당한 터라 본인이 하기는 어려우니 자매들이 발벗도 나선 것이라 볼 수 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아무래도 전문 킬러가 아니다 보니 우여곡절이 많이 나오고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자들이 빌런인 남성을 제거하는 소재의 작품은 수도 없이 많다. 제거하고 도망치다가 결국은 최후를 맞이하는 이야기가 과거에는 흔했는데 요즘에는 빌런을 제거하고 도망치고 아무렇지 않게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 역시 대중들에게 특히 남성들에게도 받아 들여지고 있다. 누가 봐도 존 폴처럼 악당이라면 나 역시 존 폴이 차라리 죽는 게 더 나았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여성들에게 환영받을 만하다. 단지 나에게는 너무 전개가 뻔히 보여서 그다지 흥미가 돋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이미 존 폴은 죽었고 자매들이 힘을 모아 형부를 죽였을 텐데 여기서 과연 무슨 새로운 이야기가 더 나올 수 있을 것인가. 죽을 만한 사람이 죽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더 많은 거짓말과 고생이 들어가야 하는 건 너무 뻔한 전개 아닌가. 

총평

재미있지만 신선하지는 않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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