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재를 이렇게 만들다니
독일 드라마 반다를 찾아서는 실종된 딸 반다를 찾는 부모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아이를 잃어본 사람 만이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겠지만 방송이나 영화에서 본 아이를 잃은 부모들은 하나같이 반쯤은 정신이 나가 있는 걸 알 수 있다. 아이가 미성년자거나 성인이거나와 상관 없이 자식을 잃은 부모의 얼굴은 제대로 볼 수 없을 만큼 삶의 피곤과 절망에 절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20대 성인 남성 한 분이 일본 여행을 갔다가 갑작스럽게 실종이 된 사건이 있었는데 아직도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는 거 보면 이제 더 이상 희망을 가지는 거 자체가 조심스럽다.
나도 보면서 조만간 연락이 오지 싶었는데 전혀 연락이 오지 않고 흔적조차 사라진 걸 보면 전문가들이나 현지 일본을 잘 아시는 분들의 말처럼 밤바다의 파도에 휩쓸려 간 게 아닌가 추측을 할 뿐이다. 특히 바다에 휩쓸려 가게 되면 시체 조차 찾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시체를 찾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처럼 전국적으로 자동차에는 블랙 박스 그리고 거리에는 CCTV가 많은 나라도 아닌 일본이라 더 찾기가 어려워 보이는데 드라마 반다를 찾아서는 딸이 실종된 지역이 조용하고 평화로운 독일의 시골 마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숲으로 둘러 싸인 마을이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서로서로 누군지 다 알 정도로 가깝게 지내는 데다가 누군가가 실종되기가 여간 까다로운 마을이 아닐텐데 10대 소녀인 반다는 아름다운 처녀를 제물로 바친다는 전설을 기리는 축제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더군다나 축제라고 해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었기에 의례히 엄마인 카를로타와 말다툼까지 벌이는데 사춘기 시절 부모와 다투는 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기에 이 일로 가출할 만큼은 아니며 특히 반다의 옷들이 하나 둘씩 발견된다는 점이 소름끼친다.
보통 이런 드라마나 영화에서 아이의 실종을 마주하는 부모의 모습을 코믹하게 그리면 어느 정도 거부 반응이 오기 마련인데 반다를 찾아서는 부모인 카를로타와 데도의 절박한 모습은 그대로이면서 이들이 딸을 찾고자 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기에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한다. 거기다가 귀가 잘 안 들리고 여자 보다는 남자에게 관심이 많은 올레가 가세하며 이들의 반다 찾기 전략은 나름 그럴 듯하게 변모하기 시작한다.
초반에는 의심이 가는 집에 방문하여 난리를 피우는 단계였는데 아들 올레가 도청기와 감시 카메라를 불법적으로 구하면서 이들의 시도는 보다 더 담대해진다. 우리 나라에서도 이런 도청기와 감시 카메라는 대형 마트 전자 상가에서 구하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조금만 더 어두운 전문 상가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이런 몰래 카메라를 그 누구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조금 소름끼치긴 한다. 그래도 독일은 다크웹까지 가야 겨우 구할 수 있으니 우리 나라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있을까.
카를로타와 데도의 활약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와중에 올레가 좋아하는 소년과의 에피소드까지 넣기로 하면서 이야기가 조금 중심이 없어 보인다는 단점이 존재하기는 한다. 이런 소재를 가지고 코믹한 탐정물 분위기를 내려고 하다 보니 중심이 흐트려지는 건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인데 그로 인해 재미가 확실히 반감되기는 한다.
일단 결말이 어떻게 날지 궁금하긴 한데 반다는 과연 살아 있을지 아니면 정말 어디로 가출을 한 건지 아니면 전설처럼 괴물에게 납치가 된 건지 알 수가 없고 이런 점이 궁금하긴 해서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2화 마지막에 체코에서 온 여성이 유력한 용의자로 갑자기 떠오르는데 과연 이 의문의 여성은 반다의 실종과 무슨 연관이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총평
애매한데 재미는 있다.
평점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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