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호화 출연진에 그렇지 못한 재미
영화 바빌론에 나왔던 디에카 칼바와 영화 로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던 얄리차 아파리시오 그리고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엘리트들에 나왔던 이찬 에스카미야까지 나오는 등 나름 멕시코 권 내에서는 초호화 출연진을 자랑하는 드라마 미드나잇 패밀리가 매주 수요일 한 회차씩 애플 드라마에서 공개되고 있다. 의학 드라마가 재미없기가 힘들어서 호기심에 감상을 시작한 건데 생각보다는 그다지 재미가 없어서 오히려 의아할 정도였다. 이 정도 호화 출연진으로 이렇게까지 재미없게 만들기가 더 어렵겠다 싶은데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거 보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는 말이 이런 건가 싶기도 했다.일단 배우들은 제 몫을 다한다.
주인공은 레나타 바카와 디에고 칼바라고 할 수 있는데 둘은 불법적인 방법으로 응급 구조사 일을 가족 비지니스로 하고 있다. 멕시코 시티 안에서 하고 있는데 모든 드라마는 그 나라의 문화와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는데 드라마 미드나잇 패밀리 역시 멕시코의 부실한 의료 시스템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생각보다 취약하며 누구보다 열악한 의료 환경을 가지고 있는 멕시코인데 애초에 몇 년 전 우리 나라처럼 굳건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나라를 전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 정도여서 지금의 의료 대란이 우리 나라에서도 새로운 의료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애초에 의료 시스템에는 굉장히 많은 돈이 들어가고 그걸 다 세금으로 메꾸고 있던 대한민국은 이제 불경기와 침체기가 맞물리며 한계를 맞이하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도 어디 가서 의료 시스템 만큼은 선진국이 부럽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영국이나 홍콩도 공공 의료 시스템이 있어서 의료비를 거의 부담하지 않으나 현실은 가난한 사람들은 공공 병원에서 가벼운 수술을 받기 위해서 최소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점이 어두운 진실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당연히 사설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며 가난한 자들도 급한 일이 아니라면 1년 정도는 수술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멕시코 시티 역시 인구 천만의 도시를 국가의 응급 의료 시스템이 감당하기 어렵기에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 불법적으로 일하는 응급 구조사들을 눈감아 주고 있는데 사람의 생명과 연관된 일이기에 정치권이나 대중들도 흐린 눈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부패한 경찰이 이렇게 사람을 구하는 응급 구조사들의 돈을 털어 먹는 구조 역시 잠깐 나오는데 이런 거 보면 인류애가 바사삭 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드라마에서는 이런 사람들이 사람의 생명을 대단히 생각하는 식으로 묘사가 되었는데 어차피 돈벌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정말 이런 식으로 법의 테두리 밖에서 의료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환자의 안위나 생명을 진심으로 생각할 지가 의문이긴 하다. 뭐든지 돈이 관련되면 인간은 대단한 본색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드라마 안에서 얼마나 대단한 정의감을 보여주는 건지는 몰라도 현실도 과연 저럴지는 대단히 의문이다.
이 드라마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멕시코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한 의료 현실을 제대로 알기 어렵고 의료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불법이라는 자체가 거부감을 불러 일으킨다. 게다가 의료 드라마 라면 차라리 이들을 아주 영웅적으로 묘사했어야 하는데 평범한 소시민으로 묘사하다 보니 이들의 정말 사람의 생명을 진지하게 생각하는지도 의심스럽다. 물론 겉보기에는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말이다.
의학 드라마는 만들고 싶은데 다른 의학 드라마에서 시도하지 않은 소재로 하고는 싶었고 멕시코의 비참한 의료 현실도 보여주고 싶다 보니 제작진의 욕심이 조금 과했다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다가 등장 인물들의 로맨스까지 끼어 들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종종 흐트러진다. 가족 드라마 같기도 하고 의학 드라마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저렴한 일일 막장 드라마같기도 하다. 그 모든 것에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드라마는 종일 흔들린다.
드라마 미드나잇 패밀리는 재미가 별로였으나 멕시코의 의료 현실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웠다. 하지만 드라마는 아무래도 누구에게도 추천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루해서 그 어디에서도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
총평
배우들 보는 재미만 있다.
평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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