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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플러스 드라마 그로테스크 후기

다작 라이언 머피도 가끔 실수를 한다

라이언 머피는 장르물을 재미있게 만든다.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래도 꾸준히 제작하는 건 아무래도 인기를 끄는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기에 가능한 일이다. 완성도는 낮아도 재미는 있었기에 나 역시 라이언 머피가 만들었다고 하면 한 번은 찾아보기 마련인데 9월 말에 공개된 FX 드라마 그로테스크는 오컬트 호러 장르라고 구분할 수 있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인데 종교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기는 해서 이런 장르를 좋아한다면 좋아할 만하다.

연출이나 연기도 나쁘지 않은데 왜인지 모르지만 지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참고 한국에서 공개된 2화까지 보긴 했는데 역시나 크게 재미를 느끼진 못 해서 계속 보지는 않을 듯하다. 1화 보고 느낌이 안 좋았는데 2화에서도 크게 재미를 느끼지 못 했다. 보통 재미없으면 1화 보고 하차하는 나인데 그래도 라이언 머피이기에 2화 까지 참고 보았고 역시나 결과는 똑같다.

재미없다. 

재미없는 드라마의 특징은 다음 회차가 궁금하지 않다는 점이다. 그로테스커리라고 명명한 범인은 끊임없이 상상하기 힘들 형상을 피해자들로 구현하며 살인을 이어 나가지만 정작 범인도 왜 이런 짓을 하는지도 크게 궁금하지 않다는 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이라고 할 만하다. 이런 드라마에서 떡밥은 당연한 거긴 하지만 신부님이 갑자기 자위를 하고 자해 행위를 하는 건 너무 뜬금없기도 하다. 

최근 라이언 머피가 키우려고 하는 배우인 듯한 니콜라스 알렉산더 차베즈가 섹시한 신부님으로 나오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에서도 나오긴 하였으나 확실히 매력 만큼은 알아줘야 하며 라이언 머피의 배우 보는 눈도 역시나 믿을 만하다. 아마 앞으로 더 많은 드라마에서 활약을 하게 될 듯한데 외모도 괜찮고 연기도 잘 해서 기대가 되는 배우 중 하나다. 

2화 마지막에 나와서 사실 이 배우 보려고 참고 보긴 한건데 드라마 자체가 크게 재미가 없어서 바로 하차하긴 했다. 범죄 드라마라면 응당 왜 범인이 이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건지 그리고 범인은 대체 누군지가 말할 수 없을 만큼 궁금해야 하거늘 이 드라마는 그 부분에서 처절하게 실패한다. 

오컬트 호러 장르는 작품 안에서 일정한 방향성을 정하고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한데 드라마 그로테스크는 그 부분에서 장기를 발휘하지 못한다. 애초에 이렇게나 잔인하게 살인 장면을 묘사할 거라면 분위기도 최대한 어둡게 갔어야 한다고 보는데 드라마 분위기 자체가 크게 기괴하거나 이상하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간호사 역할을 맡아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레슬리 맨빌의 연기도 어딘가 드라마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정하지 못하다 보니 배우들의 명연기도 가려진다. 연출의 문제도 있겠지만 제작자가 큰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아서 그러한 것으로 보이며 각본 자체도 특출나게 재미나지는 않아서 흡입력도 좋은 편이 아니다. 애매한 작품이 탄생한 건데 그렇다고 해서 아주 졸작도 아니기에 망작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우나 재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좋은 배우들 데리고 참..

총평

기대하면 실망한다.

평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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