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데 계속 보게 만드는 힘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걸 무엇일까.연기일까 작가일까 연출일까 아니면 배우 자체의 스타성일까. 나 혼자 만의 생각이긴 하지만 나는 드라마 성공의 핵심 요소는 역시나 재미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재미라는 건 굉장히 모호한 기준이고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데다가 정량화 하기 힘든 개념이다. 재미의 척도를 1부터 10까지 줄 수는 있겠으나 이건 너무 주관적이고 제대로 수치화하기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대중들은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인플루언서들의 반응을 예의주시한다. 영화판에서는 이동진 평론가의 평점이 꽤나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이동진 평론가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은 이 수치를 절대적으로 참고하며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이동진 평론가가 보여준 신뢰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 나는 취향이 맞지는 않아도 참고 정도는 하는 편이다.
인공 지능이 개인의 취향까지 맞추는 건 의외로 쉬워 보이면서도 어렵다.
가장 큰 이유로 감성과 느낌이라는 항목에서 아직 인공 지능이 굉장히 취약하며 그게 된다고 해도 개인 정보 보호 때문에 개인의 취향을 온전히 파악하기란 생각보다 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해도 이런 저런 법과 규제에 막혀 자율 주행의 도입이 생각보다 늦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인데 개인적으로는 넷플릭스에 있는 개인화 추천도 그다지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영화나 드라마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발언이 꽤나 중요하고 집단 지식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문제는 유명 평론가나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지 못한 작품들에 대한 후기가 궁금할 때인데 그런 경우 나는 왓챠피디아를 활용하거나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을 통해 이런 저런 후기를 통해 드라마를 볼지 말지 결정하고는 한다. 특히 회차가 긴 드라마일 경우 한 번 시작하면 다 봐야 해서 외국 드라마일 경우 로튼 점수를 보기도 하는데 그것도 집단 지식의 한 방식이어서 인기 없는 작품은 리뷰도 거의 없다.
드라마 독연 독도 지나치면 사랑이 된다가 딱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인기도 없고 국내에서는 보는 사람도 없는데다가 BL 드라마치고는 수위도 높지 않아서 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왓챠피디아 역시 가끔 보면 후기인지 장난인지 헷갈리는 글들이 많은데 집단 지성은 이런 때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그래서 궁금해서 한 번 보기로 했다. 어차피 아직 3회차 정도 밖에 공개되지 않은 데다가 겨우 18분 정도의 분량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는 볼 만한데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지는 의문인 작품이다. 역시나 만화 원작으로 실사화를 시킨 작품인데 그로 인해 현실성이나 개연성이 거품처럼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단점이긴 하다. 그런데 배우들의 매력이 있고 캐릭터나 관계성이 독특해서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 있기는 하다.
잘 나가는 로펌 변호사 시바와 무언가 의뭉스러운 하루토의 콤비 변호사 조합인데 하루토는 변호사는 아닌 듯하여 사기꾼 냄새가 나긴 하지만 특유의 매력과 천진함으로 의도적으로 시바에게 접근해서 조수 역할을 하며 케미를 이룬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저런 경우 과연 유명 변호사와 어디서 굴러 먹다 들어온 건지 모를 젊은 청년의 조합이 과연 가당키나 한가 싶지만 뭐 만화이다 보니 이해하게 된다.
하루토가 은근히 치명적인 매력을 드러내며 시바에게 접근하는 게 조금 어이없긴 한데 그 어이없는 매력에 넘어가게 되는 면이 분명 있는 데다가 저런 식의 애완 동물은 어쩔 수 없이 어느 관계에서도 매력적인 관계인 데다가 분량이 짧아서 어이없으나 참 허허 하면서 보게 만든다. 하루토 참 치명적인 녀석 이라고 중얼 거리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런 걸 제외하면 드라마로의 장점은 찾기 어렵고 bL 드라마라는 느낌도 사실상 별로 없다. 원작 만화 자체가 워낙 독특하다 보니 이러한 분위기가 나오는 듯한데 주연 배우들의 케미도 크게 좋은 편도 아닌 데다가 스토리 자체도 매력적이진 않아서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어 보인다. 그래도 하루토가 귀여워서 3화까지 참고 보긴 했다.
총평
하루토 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평점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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