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밝혀진 리버 카트라이트 출생의 비밀
슬로 호시스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에서도 굵직한 서사와 핵심 캐릭터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건드린다는 점에 있다. 이번 시즌 4 에서는 초반부터 리버 카트라이트의 사망을 보여주고 있는데 뭐 나도 드라마 본 역사가 오래 되기에 당연히도 안 죽었을 거라고 생각을 하긴 했는데 사람 똥줄 타게 하는 데에 제작진이 일가견이 있는 만큼 1화 후반부까지 리버 카트라이트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나의 최애 캐릭터가 리버이기에 설마 설마 이러면서 보긴 했는데 결국 안 죽었다고 해서 어찌나 안도했던지.. 처음부터 리버 카트라이트의 얼굴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아서 놀랍긴 했고 나중에 밝혀진 리버 사칭남의 얼굴이 왜 리버와 그토록 닮았는지도 납득이 되면서 각본도 잘 쓰지만 원작 소설도 한 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확실히 원작 소설의 이야기가 탄탄하다 보니 시즌 별로 편차가 거의 없기는 하다.
언젠가는 할아버지인 데이비드와 손자인 리버의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런 식으로 풀어질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나온 프랭크 하크니스는 역시나 리버의 아버지였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한 부분이긴 한데 이게 현실성이 없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중동 지역 테러 단체에 입단하겠다고 유튜브 영상만 보고 혹해서 중동에 들어가서 목숨을 잃은 한국 청년도 뉴스에 나온 적이 있고, 서구권에서는 방구석에 있던 수많은 히키코모리들이 터키를 통해 테러 단체에 입단해서 난리가 난 적이 있을 정도다. 테러 단체에 들어간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한 어머니의 여정이 화제가 되기도 했을 정도인데 데이비드의 딸 역시 프랭크 하크니스의 매력에 허우적대면서 거의 교주같은 그의 수 많은 첩 중 하나가 되기를 선택한다.
프랭크 하크니스는 위험한 인물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사람이다. 말도 안 되게 잘 생긴 휴고 위빙이 맡아서 캐릭터의 설득력이 올라가는데 젊은 시절 프랭크 하크니스를 조금 더 매력적인 인물로 설정했어야 하지 않나 싶기는 하다. 실제로 저 시대에는 저런 식으로 하는 게 가능했으리라 보여지며 지금 시대라고 해도 어느 장소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보여진다. 우리 나라도 정신 나간 종교 지도자가 어린 여성들을 착취해서 난리가 나지 않았었나.
프랭크 하크니스는 상당히 매력적인 빌런으로 자신의 아들들을 이용해서 충성심을 극한으로 만들고 쓰고 버리는 카드로 이용한다. 사실상 인간적인 면모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인물인데 막판에 리버 카트라이트의 후드티 모자에 수류탄을 넣는 걸 보면서 인류애가 차갑게 식기도 했다. 어느 아버지가 자식의 머리통을 수류탄으로 터뜨리면서 자신은 도망가려고 한단 말인가.
그러면서 리버한테 자신의 밑으로 들어오라고 하는 건 거의 카미카제 특공대 스카우트와 다름 없어 보여서 양심이 있는 건가 싶었다. 그리고 들어오지 않으면 죽일 거라고 협박하는 거 보면서 프랭크 하크니스라는 인물이 얼마나 악랄한지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생각 한다. 실제로 저렇게 가스라이팅을 하며 소년병을 키우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아주 없을 거 같지는 않아서 더 소름이 돋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새로운 국장과 개들의 수장이 들어오는데 새로운 국장은 너무 한심할 정도로 멍청해서 답답하고 개들의 수장은 아직까지는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인다. 어느 조직이나 부패가 존재하고 실질적으로 굴러 가는 건 엉망진창인 경우가 많은데 뭘 기대하고 온 건지 의아할 따름이다. 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느끼기도 했지만 몇 군데 그것도 굵직굵직한 곳을 돌아다녀보니 의외로 제대로 그리고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회사는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아니 사실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조차 합리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특히나 MI5 정보 기관은 권력자들의 이해 관계가 충돌하는 기관이기에 더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돌아갈 게 뻔하다. 우리 나라의 정보 기관도 댓글을 감시하며 블랙 리스트를 만드는 말도 안 되는 짓을 버젖이 저지르고 있지 않았나. 지금이라고 해서 제대로 된 일을 할 거라고 기대하는 거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리버가 할아버지 데이비드를 요양원 같은 곳에 맡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건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자식이라면 하이퍼 리얼리즘이기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아직까지 부모님은 정정하신데 반해 집안의 어르신 중 저런 시설에 들어가신 분들이 있는데 본인이 정신이 온전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그것조차 까먹고 정상이라고 생각하며 시설에 들어가서도 매일 전화와서 언제 집에 가냐고 물어 본다는 점이 소름 돋게 비슷했다.
이미 슬로 호시스는 시즌 6 까지 촬영을 다 마친 상태라고 하던데 제발 책이 나온 시즌 8까지 무난하게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총평
말도 안 되게 재미있다.
평점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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