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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우린 반대야 후기 결말

 사랑을 사뿐히 즈려밟는 종교라는 허들.

한국에서는 유대교인이 아주 없다고 보긴 어려우나 미국처럼 일반적인 건 아니다. 미국도 인구 구조로 다지면 일반적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미국 사회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따진다면 결코 적다고 보긴 어렵고, 미국의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유대 파워라는 말이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게다가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로스차일드라는 가문은 전세계 경제를 쥐고 흔든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들은 결혼도 가문 내에서만 허락하며 철저하게 세계와 단절이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문이 다른 가문의 사람과 결혼하려면 모든 재산과 권력을 포기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만큼 이들은 재산을 보호하는 데에 그 누구보다 진심인 가문이다.

물론 드라마 우린 반대야가 로스차일드 가문을 다루는 건 아니고 할리우드에서 그 어떤 제작자도 로스차일드 가문을 건드릴 만큼 용감한 사람은 없기에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해서는 책이나 기사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래도 유대인 관련해서는 관련 다큐멘터리도 많이 나왔고 나름 알려진 편인데 유대교인 랍비와 일반인 미국 여성의 사랑 이야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생소함 그리고 호기심에 못 이겨 감상을 시작 했는데 드라마는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결국 정주행 하고 말았다. 20분 내외의 에피소드로 10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조금 긴 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인데 에피소드마다 편차가 거의 없고 제작자가 그 동안 성공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많이 만들어온 에린 포스터라는 베테랑이어서 그런지 드라마 자체가 굉장히 안정감이 있다. 

배우 크리스틴 벨과 애덤 브로디는 둘 다 나이가 44세로 동갑이지만 실제로 둘은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잘 살고 있다. 애덤 브로디는 이런 로맨틱 코미디에서 정말 오랜만에 보긴 하지만 잘 생긴 외모로 젊은 시절 한국에서도 꽤나 유명했던 배우 중 한 명이다. 크리스틴 벨은 연기도 하지만 드라마나 영화 제작도 많이 하시는 분인데 이 드라마 역시 크리스틴 벨이 제작에 깊이 관여했다. 

성관련 팟캐스트를 친언니와 함께 운영하며 나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화려한 싱글 조안은 친구의 파티에 참여해서 잘 생긴 랍비인 노아를 만나게 된다. 보통의 미국 드라마나 영화라면 첫 눈에 호감을 가진 사람들끼리 침대로 들어가야 정석인데 왜인지 둘은 그러지 않으며 이건 나름 현실적인 이유다. 미국에서도 유대인 랍비와 일반인 여성의 사랑 이야기는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와 비교하면 좀 애매할 수도 있는데 이건 마치 한국의 교회 목사와 독실한 불교 신자가 결혼을 하는 것만큼이나 금기시되는 조항이고 실제로 드라마에서 언급이 되고는 있다. 수석 랍비가 되고자 하는 노아에게 원로들이 압박을 가하는데 조안과 헤어지던가 아니면 조안을 유대교로 개종시키던가 두 가지 선택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실제로 유대교는 개종만 하면 힘들긴 하지만 나름 일원으로 받아 들여지긴 한다. 

노아는 원래 관성적으로 사귀던 아름다운 애인 리베카가 있었다. 리베카는 젊고 아름답고 지적이며 교양도 넘치는 사람으로 노아와 결혼할 날만 기다리는 예비 신부인데 가족 내에서는 이미 노아와 나중에라도 결혼을 할 거라고 알고 있으나 노아가 청혼을 하지 않자 그의 소지품을 뒤진 후에 약혼 반지를 찾아내고 노아에게 결혼을 강요 혹은 압박한다. 이에 질린 노아는 자신이 리베카를 생각만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역으로 깨닫고 리베카와 결별을 고한다. 

하지만 유대인들 특성상 이미 가족들이 사귀는 걸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리베카와 한 번 헤어진다고 모든 관계가 깔끔하게 정리되는 건 아니다. 유대인들 역시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다 보니 자신의 친구 관계가 다 리베카와 얽혀 있고 자신의 형수님인 에스터는 리베카와 절친이기에 조안과 사귈 당시에도 가장 큰 걸림돌은 종교이기도 하지만 유대인 문화에 조안을 데리고 들어가는 문제가 있는데 이게 쉽지가 않다 보니 조안도 지치고 노아도 항상 노심초사한다. 

특히 유대교를 믿지 않는 일반인 여성과 사귄다는 부담감이 항상 노아에게 존재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자신의 승진과 안위를 위해서 조안과의 관계를 친구라고 소개하는 등 조안의 자존감을 떨어 뜨리는 일을 밥 먹듯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조안의 가족이나 노아의 가족이나 이 둘이 헤어지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일이라는 걸 이 둘 앞에서 끊임없이 상기시키고 이건 시청자 입장에서도 봐도 그럴 듯하다.

이미 결혼까지는 안 가고 연애를 하는 중에도 이 정도의 장애물이 존재하는 관계인데 결혼을 하면 어떨지 상상이 안 가며 노아는 더군다나 수석 랍비가 될 사람이다. 단순히 유대교를 믿는 사람도 아니고 유대교 내에서도 가장 존경을 받는 인물이어야 할 사람이 유대교인 입장에서 보자면 타락하고 세속적인 조안과 데이트하는 거 자체가 받아 들이기 힘든 일이다. 원로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신도들 역시 노아를 재평가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노아와 조안이 아무리 환상적인 커플이라고 하더라도 이들 앞에 닥친 현실적인 문제는 그냥 흘러 넘기기가 거의 불가능한 장벽이라고 볼 수 있다. 드라마 대사 안에서도 나오지만 유대교인은 유대인을 널리 퍼뜨려야 하는 사명감이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유대인은 유대인과 결혼을 하고 자손을 낳아 기른다. 미국 사회는 그래도 아이를 많이 낳지는 않으나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일도 안 하고 세금으로 먹고 사는 정통 유대교인들은 아이를 기본 7-8명은 낳는다. 

이들은 당연히 피임을 하지 않고 그러다 보니 생기는 대로 아이를 낳는데 이 문제로 인해 이스라엘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경제적인 활동에 전혀 투입되지 않는 데다가 국방의 의무에서도 면책을 받기 때문에 나라 경제나 정치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며 오히려 세금을 먹는 하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내에서도 이들과 일반인들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은 아무래도 그 정도는 아니긴 한데 기본 신념은 비슷하기에 이들에게 일반인 여성과의 연애나 결혼을 금기시되고 있다. 그런데 하물며 랍비라니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 아닐 수 없다. 이 모든 걸 무의식적으로 의식하고 있던 조안은 몇 번이나 헤어지려고 하였으나 노아같은 좋은 남자를 다시 만나는 게 얼마나 힘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노아의 제안처럼 유대교로 개종까지 하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하지만 노아에게 집착하던 리베카가 떠나면서 나눈 마지막 대화로 자신이 유대교로 개종하고 수석 랍비의 파트너로 살아가는 인생의 무게감이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몸소 깨닫는다. 그동안 자유롭고 살아 오며 섹스 관련 팟캐스트까지 진행하는 모든 삶을 뒤로 하고 수석 랍비의 아내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길 만한 일반인 여성은 없을테다. 특히나 조안처럼 자유분방하게 살아온 사람이라면 말이다. 

현실적인 벽을 처절하게 깨닫고 나서 조안은 노아에게 이별을 고한다. 

하지만 역시나 로맨틱 코미디 답게 마지막에 노아가 찾아와 조안에게 키스를 하지만 이게 관계를 연장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작별 키스인 건지 밝혀진 건 없다. 애매하게 마무리한 건 아무래도 시즌2를 염두에 둔다는 건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수석 랍비와 일반인 여성은 결혼은 고사하고 연애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걸 드라마는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다.

드라마 영어 제목은 nobody wants this 인데 드라마를 다 보고 나면 영어 원제가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된다. 조안과 노아를 제외하면 이 관계를 찬성하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노아의 가족은 물론이고 조안의 가족도 이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 너무 뻔하기에 조안을 말리기에 급급하다. 한국 제목은 우린 반대야 라고 의역을 했는데 이것도 드라마 내용과 일맥상통하긴 하지만 역시나 영어 원제가 더 적합하긴 하다. 

크리스텐 벨과 애덤 브로디의 케미가 좋아서 흥미로운 데다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조연 배우들의 매력도 한몫 단단히 한다고 할 수 있다. 캐릭터 빌드업이 훌륭한 수준이며 조연 캐릭터들에게도 생생한 서사를 만들어 주었기에 모두가 재미나게 볼 수 있기도 하다. 유대교에 대해 잘 몰라도 충분히 재미나게 감상 가능하며 종교라는 공통 화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존재하기 때문에 공감 가능한 지점이 많다.

최근 방영중인 나는 솔로 22기 내에서도 종교 갈등으로 인해 이혼을 한 사람이 두 명이나 나온 걸 보면 우리 나라에서도 종교로 인해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 갈등을 겪는 커플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 수 있는 지점이고 그 종교는 항상 기독교라는 게 조금 특이한 지점이다. 타 종교에 대해 배타적인 종교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특이 그러한 경향이 짙어지는 거 같은 게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전혀 없기에 결국은 파국으로 끝나는 경우가 실제로도 많다. 

자존심 강하고 본인 잘난 맛에 살던 조안이 개종까지 할 정도로 노아는 매력적이지만 문제는 관계를 공식화 하고 나중에 결혼을 하고 나서 아닐까. 지금처럼은 절대 살지 못 할텐데 나는 이 둘을 응원하긴 하지만 이 둘의 관계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게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결혼은 둘만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 유대교가 얼마나 폐쇄적인 종교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넘지 못할 산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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