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드라마 추천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 후기 리뷰 결말
순수하게 재미있다.결론말 말하자면 그러하다. 로튼 토마토 팝콘 지수도 상당히 높은 편인데 역시나 전문가 지수는 그리 높지 않다. 초대박 흥행을 기록한 다머 역시 전문가 지수는 높지 않았다. 라이언 머피 제작의 또 다른 범죄 드라마 괴물 메넨데즈 형제 이야기는 라일과 에릭 메넨데즈 형제의 부모 살인 이야기를 다룬다. 어찌 보면 법정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범죄 드라마라고 보는 게 맞아 보인다.
9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는 메넨데즈 형제의 시각 그리고 검찰의 시각에서 꽤나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래도 어느 정도 편향된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고 생각했으나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진실은 어디에 있을지에 대한 감조차 제대로 안 잡힌다. 어차피 배심원단을 포함해 대중들이 기사로 듣는 이야기는 서로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들려주기 위한 가공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며 메넨데즈 형제는 이야기 가공 능력이 굉장히 뛰어 났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이들의 주장을 곧이 곧대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생각보다 복잡하고 그런데 또 다시 뜯어 보면 생각보다 간단한데 이런 저런 욕망과 이해가 충돌하다 보니 이 사건 자체가 굉장히 역동적으로 보이는 측면이 분명히 있고 이런 거 보면 라이언 머피의 대중적인 감각은 인정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꽤나 유명한 동성애자인 라이언 머피는 자신이 제작한 드라마나 영화 안에 이런 요소들을 넣기로 유명한데 이 드라마 역시 중점적으로 다루는 건 아니지만 핵심 소재로 들어가 있기는 하다. 메넨데즈 형제가 부모를 산탄총으로 잔혹하게 죽이는 장면은 좀 잔인하긴 한데 이를 제외하면 잔인한 장면이나 아주 야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 물론 중요 부위 노출은 몇 번 있긴 한데 자극적인 장면에서 나오지는 않는다.
사건의 개요를 보자.
1980년대 후반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던 라일과 에릭 메넨데즈는 미국의 부자 동네로 국내에서도 유명한 베벌리힐즈에서 산탄총으로 부모님을 잔혹하게 살인한다. 그리고 이 둘은 곧장 알리바이를 만들고 나서 경찰에게 신고를 한 이후 마피아나 아버지 사업과 관계된 어둠의 세력이 부모님 죽음과 연관이 있다고 언론 플레이를 한다. 경찰에서도 형제를 의심했으나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고 부모를 살인할 만한 마땅한 이유도 겉으로 보이지 않았기에 의심만 할 뿐 형제를 체포하지는 못 한다.
그런 와중 동생인 에릭은 상상도 못할 멍청한 일을 하게 된다.
바로 자신의 상담사에게 가서 형과 자신이 부모님을 총으로 살인했다고 고백하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고 싶었다는 점이다.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형 라일은 당장 상담소로 달려가 에릭을 빼오긴 하지만 이미 상담사에서 거의 모든 범죄 내요을 털어 놓은 터라 이제 와서 주워 담을 수도 없기에 상담가를 협박하게 된다. 상담가 역시 형제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의 사업 투자를 권유하려고 하는데 이 와중 상담가와 내연 관계였던 여성이 헤어짐을 빌미로 경찰에 이 모든 사실을 고백하며 상담가와 메넨데즈 형제 사이의 대화가 모두 녹음되어 있다는 걸 제보한다.
그렇게 다소 황당한 이유로 경찰에게 체포되게 된 메넨데즈 형제는 대중의 지탄을 받지만 이내 자신들의 영리한 머리를 이용한다. 그건 바로 평소 아버지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이야기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말이 많긴 한데 여전히 메넨데즈 형제는 지금까지도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 거 보면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에 대한 의문점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성적 학대를 당하던 형제가 견디다 못해 아버지를 살인했고 이러한 성적 학대를 방조한 어머니 역시 같이 죽일 수 밖에 없다는 메넨데즈 변호인단의 이야기는 나름의 설득력을 얻고 대부분의 배심원단을 매혹하기 시작한다. 나도 보면서 정말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제목이 괴물이었기에 제목에 괴물이 붙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라일과 에릭의 말을 모조리 믿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 둘의 주장은 상당히 구체적이었고 그럴 듯해 보였기 때문에 배심원단 특히 여성 배심원단은 에릭과 라일의 말에 홀린듯이 설득이 된다.
그러나 모든 배심원단의 마음을 돌리기는 어려웠고 이들은 다시 재판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와중에 터진 라일의 이야기는 모든 걸 다 원점으로 아니 더 나쁜 쪽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신의 팬이라고 밝힌 소녀 팬이 라일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려고 하자 바보처럼 모든 이야기 그리고 진실을 이야기해버린 라일, 심지어 자신이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 당한 것 역시 거짓된 이야기 였음을 고백하면서 대중들의 여론도 180도 바뀌게 된다. 특히 벼랑 끝에 몰린 라일은 자신의 친구와 친척들에게 어린 시절 자신이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거나 아니면 자신이 아버지를 무서워했고 아버지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힘들어 했다는 거짓 증언을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두가 그런 거짓말은 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물론 소수의 몇몇은 증언대에 오르지만 그리고 그 증언으로 인해 처음 재판에서 거의 무죄를 받을 뻔했으나 이미 물 건너간 후였다.
라일은 너무나 많은 거짓말을 했기에 두 번째 재판에서 증언대에 오를 수조차 없었다. 왜냐하면 올랐다가는 그간의 거짓말을 해명하면서 배심원단의 여론이 더 안 좋아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오른 에릭은 검사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으며 그야말로 폭망해 버린다. 공중 분해도 저 정도면 뼈도 안 남겠다 싶은 정도인데 기억력도 그리고 머리도 좋지 않은 에릭은 본의 아니게 거짓말까지 하게 되면서 재판은 그야말로 망해 버린다.
결론적으로 배심원단은 1급 살인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내리며 형량 역시 가석바 없는 종신형과 사형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데 중간에 갑자기 강성 배심원단 한 명이 건강 문제로 하차하면서 가까스로 이 둘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고 현재도 감옥에서 수감 중이다. 구글에 검색하면 이 두 형제의 2023년 사진도 있으니 궁금하면 검색해 보시라.
이야기의 짜임새가 아주 좋다거나 걸작 드라마는 아닌데 자극적인 범죄 드라마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하비에르 바르뎀이나 클로에 세비니 같은 명배우들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주인공 역할을 맡은 쿠퍼 코크와 니콜라스 알렉산더 차베즈의 연기가 좋다. 거의 신인 배우급인데 아무래도 젊은 배우들을 찾느라 그렇게 캐스팅을 한 거 같은데 라일 역할을 맡은 니콜라스 알렉산더 차베즈의 미래가 특히나 기대가 될 정도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서로의 주장에 따라 이야기의 톤이 확연히 달리지기 때문에 같은 인물이어도 상당히 다른 성격과 태도를 보여줘야 하는데 기가 막히게 연기를 잘 해서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상당히 불안정한 인물을 젊은 배우임에도 탁월하게 보여주어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하지만 라일 역할을 맡은 배우가 특히나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 자체도 재미있는데 이 사건 자체가 조금 특이하긴 해서 내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한 번 재구성해 보고 싶기는 하다.
일단 아버지 호제이 메넨데즈가 과연 폭력적인 인물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성적인 학대는 당연히 없었을 거 같고 아들들과 같이 샤워를 했다는 이야기도 다른 목적이 있었다기 보다는 쿠바 출신 이민자여서 아마 별다른 특이 사항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 한다. 어린 아들들과 아버지가 함께 목욕탕을 가는 문화가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이게 그렇게까지 놀랄 일인가 싶으나 미국 같은 경우 아주 어린 아이들이 아니라면 아버지와 함께 목욕하는 게 드문 일이긴 해서 메넨데즈 변호인단이 이러한 일화를 가지고 온 것으로 보이긴 한다.
특히 내가 주목한 건 바로 제 3자의 관찰이다. 라일과 에릭은 물론 일가 친척들 역시 가족들을 구하려는 신념 하나로 호제이 메넨데즈가 폭력적인 아버지였다고 일관되게 주장을 하고 있긴 하지만 태도 자체가 그렇다고는 해도 제3자들은 오히려 아버지가 아들들에게 쩔쩔 매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어머니인 키티 메넨데스 역시 아들들을 무서워했다는 걸 보면 답이 어느 정도 나온다.
이민자로 미국을 들어와 꽤나 성공한 사업가였던 아버지 호제이는 아들들이 원하는 건 거의 모두 해주었지만 아들들은 이런 아버지의 기대를 절도라는 결과로 보여주었다. 빈집을 털면서 온갖 귀중품을 털어 아버지의 골머리를 썩였던 에릭과 라일은 이로 인해 유산을 한 푼도 남겨주지 않을 거라는 아버지의 협박에 겁을 먹었고 아버지가 유언장을 바꾸기 전에 살인을 계획했다고 보는 게 가장 그럴 듯하다. 특히 어머니까지 같이 죽인 걸 보면 아버지의 죽음 이후 모든 재산이 어머니에게 가면 더 문제라고 생각해서 같이 죽였을 거라고 보는 게 맞다.
특히 동생 에릭이 게이라는 걸 부모님에게 들킨 이후 범행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마 어린 시절에는 굉장히 강압적인 부모였겠지만 형제가 성인이 되면서 호제이와 키티 역시 형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전혀 몰랐으며 끌려 다닌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부모님 살인 이후 형제가 온갖 사치를 부리며 그 당시에 7억이라는 돈을 소비에 탕진한 것만 봐도 이들의 목적이 눈에 보이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지금으로 치면 한 최소 50억 정도를 몇 주 안에 다 써버린 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메넨데즈 형제는 자신들이 사형을 받는 건 꿈도 꾸지 않을 만큼 생각보다 훨씬 더 멍청했다. 특히 에릭이 상담사에서 모든 범죄를 털어 놓은 것과 에릭이 감옥 안에서 진실을 펜팔 친구에게 털어 놓은 걸 보면 상상 이상으로 머리가 안 좋은 형제라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돈이 떨어지자 책을 내서 돈을 벌어 보려고 했을 수도 있으나 얼굴도 안 본 사람을 저렇게 쉽게 믿는 우를 범하면서 결국은 종신형까지 받은 건데 만약에 둘 다거나 아니면 둘 중에 하나라도 머리가 비상하게 좋았다면 증거도 없고 증인도 없어서 이 둘을 체포한다고 해도 유죄 판결을 받기는 굉장히 힘들었을 거라고 본다.
특히 레슬리는 메넨데즈 형제를 혼신의 힘을 다해 변호하는데 그래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나는 이 정도의 신념을 가진 변호사도 드물다고 생각해서 레슬리에 대한 평가는 나름 긍정적으로 내리고 싶기는 하다. 막말로 라일과 에릭이 재판 전이나 재판 중에 어이없는 바보 짓만 하지 않았어도 나름 무죄 판결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었기에 결국 멍청한 사람이 거짓말까지 하다가 걸리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되었고 나름 사이다 결말이긴 한데 엄밀히 말하면 에릭과 라일이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그야말로 무죄가 나올 수도 있었던 사건이라서 더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
성적 학대 이야기나 에릭이 게이라는 이야기 등등 나오지만 결국 라일과 에릭은 궁극적으로는 돈 때문에 이 모든 일을 벌였으며 재판 과정에서도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다가 대중의 비난과 함께 처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OJ 심슨은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메넨데즈 형제도 용의주도하게 사건을 요리했으면 분명 배심원단에게 무죄 판결을 받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형제의 매력적인 외모도 한 몫 단단히 하는데 실제로 이 들과 연애를 하고 결혼 생각까지 하던 여자들이 있었던 걸 생각해 보면 놀랄 일은 아니며 배심원단도 사람이기에 이 형제들의 매력적인 외모가 처음 재판에서 여성 배심원단들의 마음을 훔친 건 어찌 보면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보면 볼수록 라일롸 에릭의 파렴치한 행동이나 태도에 대해서 분노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데 특히나 얼굴 표정 하나 안 바꾸고 거짓말을 하거나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거짓 증언 하면서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걸 보면서 어이가 없다기 보다는 현타가 오기도 했다. 미국은 배심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배심원단도 사람이다 보니 이런 연기나 거짓 증언에 넘어가기도 하는 터라 어느 정도 보완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 보이기도 한다. 지금 시대라면 인공 지능과 함께 배심원 제도를 운영하는 건 어떨까 싶다.
사실은 이러하다.
호제와 키티는 완벽한 부모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아들들로부터 죽임을 당할 정도로 최악의 부모도 아니었다. 성적인 학대는 당연히 없었으며 성인이 된 자녀들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모르던 그저 평범한 부모였을 뿐이다. 그들의 죄라면 돈이 너무 많았고 그 많은 돈을 아들들이 노렸다는 점 정도 아닐까.
실제로 성적인 학대를 당하는 사람이 많은 점을 이용한 메넨데즈 형제를 나는 솔직히 용서하기 어렵다.
지금도 반성을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거 같은데 지옥에 가서라도 제대로 된 벌을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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