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에 공개되는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최고 기대작인 오징어 게임 시즌2 에 대한 관심은 비단 우리 나라만의 것이 아닐테다. 드라마 중에서 아마 전세계적으로 오징어 게임 만큼 흥한 작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인데 신드롬급 흥행이었던 터라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미국의 권위있는 연예 잡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황동혁 감독과 인터뷰를 하면서 오징어 게임2에 관해 물어 봤나 본데 생각보다 황동혁 감독이 줄거리에 대해서 꽤나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주어 전체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지 감이 잡히긴 한다.나는 오징어 게임 시즌2 가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조금 불안하게 생각했던 사람 중 한 명인데 황동혁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오히려 시즌2가 더 기대가 된다. 확실히 각본을 쓰는 능력 만큼은 황동혁 감독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듯하다. 총 시즌 3까지 나올 예정이고 아마 시즌이 각각 6부작 정도로 이루어지는 거 보면 전체적인 완결은 2025년 연말은 되어야 알 수 있을 듯하다.
간략하게 정리해 보자면.
- 성기훈은 시즌1 에서와 같이 다소 멍청하고 순진하게 나오지 않고 훨씬 더 각성한 상태로 나올 것이며 상상 이상으로 어둡고 무거운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 성기훈은 자신의 우승 상금 456억원으로 오징어 게임을 만든 사람 혹은 단체를 외부에서 무너 뜨리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그 사이에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성기훈은 본인이 직접 오징어 게임에 들어가서 직접 참여하면서 게임을 무너 뜨리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 한다.
- 게임을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성기훈이 모든 게임을 수월하게 통과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는 전혀 새로운 게임이 등장할 것이며 이전에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게임이며 그렇지만 전세계적으로 보편성을 가진 단순한 게임이 등장할 예정이다.
- 지난 시즌에 비중이 높지 않았던 이병헌과 공유 그리고 위하준의 비중이 많아질 것이며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 역시 인상적인 캐릭터로 나올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인기가 많은 드라마여도 시즌1에서 마무리하는 걸 가장 좋아하는 터라 원작이 있지 않는 이상 후속 시즌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달갑지 않아하는 편인데 원래 넷플릭스는 드라마나 영화를 만들 때 무조건 어느 정도 후속 시즌에 대한 여지를 두게 만든다고 한다. 그게 아마 계약 사항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서 완결이긴 해도 완벽한 완결을 내기는 꺼리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오징어 게임 시즌1 역시 마지막 장면에서 어느 정도 여지를 주고 마무리되는데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시즌2 제작은 당연한 결과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즈1만큼 매력적인 이야기가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이고 이미 성기훈을 제외하고 다 죽은 마당에 후속 시즌이 나오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는데 황동혁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식의 복수 이야기라면 궁금하긴 하다.
나도 보면서 오징어 게임 뒤에 존재하는 무리나 단체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궁금했기 때문이다. 시즌1에서는 제대로 묘사도 설명도 없었던 터라 더 그러하다. 만약 그렇다면 성기훈이 다시 오징어 게임에 돌아온 것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만들고 배후에서 이 모든 걸 지원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성기훈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겠으나 이게 쉽지 않아 보여서 더 흥미진진하다.
어려운 적이어야 더 쾌감이 있는 법인데 황동혁 감독 특징을 생각해 본다면 쉽게 결말이 나지 않을 듯하고 꼭 해피 엔딩이 될 거 같지도 않다. 나는 황동혁 감독의 이야기 방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어느 정도 시니컬하면서도 세상에 대한 온정을 간직하고 있어서 대중과의 소통이 가능한 타고난 이야기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 시즌1 에피소드 중 깐부 편은 레전드 였다고 생각한다.
걱정이 되는 건 성기훈이 과연 복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머리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도 않고 전략가도 아니고 운이 좋아서 끝까지 살아남은 경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수년이 흐른 후 다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한다고 해서 게임을 잘할 거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괜히 참여했다가 아까운 목숨만 날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기훈이 다시 게임에 참여하는 명분과 그리고 결국에는 최종 보스가 드러나고 어떻게 결말을 만드는 지가 드라마 흥행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되었든 공개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볼 테고 공개일이 12월 26일인 거 보면 노골적으로 서구권 시장을 노린 것으로 보이는데 원래 이 시기가 서구권에서는 최대 명절이자 휴가 기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초반 우려와 달리 이런 시나리오라면 한 번 기대해 볼 만하다.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는데 인간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는 싸움 이야기이며 더 나아가 복수극이라고 할 수 있다. 복수라는 소재가 참 단순해 보이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인생 살면서 억울한 일 당하는 사람은 한 트럭이지만 제대로 된 복수를 하는 사람은 별로 아니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은 그 나약함을 알기에 법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서 사회적인 차원에서 범용적인 복수 방법을 만들었는데 이게 모든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켜주지도 않고 다수를 만족시키지도 않기 때문에 최근에 사적 복수 소재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건 이러한 인간의 숨겨진 욕망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 역시 워낙에 베일에 쌓인 게임이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와해를 시키거나 복수를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성기훈의 복수를 응원하게 되는 것이며 오징어 게임에서 다소 사회적인 혹은 경제적인 지위가 낮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하는 것 역시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소재인데 이들이 복수를 해서 전복을 시키는 건 흔한 소재는 아니어서 역시 황동혁 감독이구나 싶다.
그런데 왜인지 그 복수가 꼭 해피 엔딩일 거 같지만은 않은 건 과연 기분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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